또다시 불붙은 메모리 ‘고점론’…삼성전자 주가도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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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2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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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익스체인지 “내년 D램 가격 15~20% 하락” 전망
삼성전자, 3Q 17.5조 사상최대 실적 내고도 ‘신저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 News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 News1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 4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는 최대 20% 이상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1일 올들어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세계 1위 메모리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또다시 반도체 ‘고점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12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가 내놓은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 4분기에 D램 가격이 전 분기보다 5% 이상 떨어지며 9분기 연속이어진 ‘슈퍼사이클’이 끝날 것으로 분석됐다.

D램익스체인지는 “성수기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D램 공급과잉이 이어져 수요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스마트폰 교체주기 상승에 따른 시장 포화와 서버 시장의 불확실성,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 대란으로 불거진 PC 부족 사태 등을 꼽았다.

현재 D램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공급 수준을 고려할때 내년부터는 ‘초과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란 게 D램익스체인지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내년에 D램 가격이 올해보다 15~2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서버와 스마트폰 수요가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가격 하락폭은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지난 2분기부터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며 하향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최근 2년간 국내외 낸드 제조사들은 3D 낸드로의 공정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들어 4세대(64/72단), 5세대(92/96단) 3D 낸드를 잇따라 양산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 3D 낸드 공급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올 3분기에는 10%가량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에는 3D TLC 낸드 가격이 15% 이상 하락하며 내년에는 최대 30%까지 내려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이라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에 D램 등 반도체 제품이 전시돼 있는 모습.뉴스1 © News1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이라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홍보관에 D램 등 반도체 제품이 전시돼 있는 모습.뉴스1 © News1
이같은 메모리 ‘고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2018년부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한풀 꺾일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일부 제기됐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잇따라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시장의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영업이익을 잠정집계한 결과, 17조50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부문에서만 13조원 이상의 이익을 기록하며 업황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듯했다.

하지만 D램익스체인지의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또다시 출렁거렸다. 지난 11일에 전일 대비 4.86% 하락한 4만3100원의 신저가로 거래를 마쳤다. ‘4.86%’는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최대 하락 수준이며 올 들어서도 가장 큰 낙폭이다.

D램과 낸드 시장의 내년도 전망이 ‘비관적’인 가운데, 세계 1위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을 제외한 데이터센터, SSD, 인공지능 등 다른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일각의 우려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감소하는 것은 맞겠지만 기업들이 고사양의 고부가 제품을 출시해 수익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리딩업체들이 시장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공급량을 조절함으로써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2019년 상반기까지 D램 비수기가 지속된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시설투자에 보수적이기 때문에 반도체 시설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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