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만난 日희망연대 “아베, 시선 돌리려 비열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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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1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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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시라이시 다카시 일본 희망연대 대표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19.8.21/뉴스1 © News1
박원순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시라이시 다카시 일본 희망연대 대표를 만나 환담을 나누고 있다. 2019.8.21/뉴스1 © News1
일본 시민단체 ‘희망연대’가 최근 한-일관계를 두고 “반한·반일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반아베’로 뭉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을 방문한 희망연대는 21일 오전 8시30분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박원순 시장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께 한일 시민교류를 추진하는 희망연대로부터의 메시지’를 통해 “현재 한일 문제의 본질은 일방적이고 비열한 아베 정권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희망연대는 “아베 정권은 일본 내 혐한 인식을 부추기고 한국의 보수반동세력과 연동해 문재인 정권을 공격하고 있다”며 “소비세 인상, 연금 등 내부 문제에 대해 시선을 바깥으로 돌리게 하려는 비열한 정책이지만 일본에서는 일정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은 이런 아베 정권의 의도를 간파하고 반일이 아닌 반아베를 내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언론이 너무 편향돼 아베 정권에 영합하며 여론을 잘못된 곳으로 이끌고 있다”며 “우리는 양심있는 언론 관계자와 시민들과 공동작업으로 팩트체크 활동을 수행해 일본 여론에 제대로 된 역사인식에 기반한 사실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희망연대에서는 시라이시 다카시(白石孝) 대표, 야마자키 마코토(山崎誠) 국회의원 등 회원 14명이 박 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희망연대는 지자체 정책 연구와 시민 참여 유도를 목적으로 설립된 일본의 시민단체로, 시민운동가, 전문가, 진보성향 정치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항의하고 서울시민에 대한 사과의사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일본에서 개최한 바 있다.

시라이시 다카시 대표는 “일본이 식민정책 등으로 한국에 피해를 입힌 역사적 관계가 있지만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하고 극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고 방한 목적을 소개했다.

또 “촛불혁명이 한국사회를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무력을 동반하지 않은 평화적 정권교체는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촛불을 지지하고 지원했던 것이 박 시장이 아닌가 싶다”며 “이렇게 계속되는 촛불정신을 일본에서도 불을 붙이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한일관계를 회복하고 새로운 우호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반일·반한 프레임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광장의 위대한 민주주의를 만든 한국 시민과 시민사회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과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반대하고 강력한 불매운동을 벌이면서도 그것이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반대가 아니고 아베 정권과 부당한 보복조치, 그리고 그 배경이 되는 군국주의 사고방식이 타겟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정부의 부당한 경제보복은 오랜 시간 많은 위기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평화적이고 상생적으로 발전해 온 한일관계를 얼어붙게 하고 일반적인 자유무역 국제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일본 시민사회는 강제징용, ‘위안부’ 피해, 역사교과서 왜곡 등 한일 과거사 문제에 깊이 공감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줬다”며 “저도 시민운동가 시절 일본 시민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과거사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행동했던 기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속담에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 교류를 계기로 우정과 평화가 지배하는 새로운 한일관계 기초가 단단히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국가적 이익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가 굳건해지고, 역사의 정의가 바로세워지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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