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4위 한국, 지식재산 활용못해 경쟁력 약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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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국제 심포지엄]박원주 특허청장 “기업특허 활성화”
“거래기구 설립… 산업활용 늘리고 특허침해 받은 中企에 컨설팅 제공
지식재산권 담보 대출 확대도 추진”


“지식재산은 산업경쟁력을 강화해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을 촉진하는 혁신성장의 열쇠입니다.”

박원주 특허청장(사진)은 1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19 지식재산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은 아직 지식재산이 산업, 기술전략과 유리돼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속도는 지식재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청장은 “한국은 특허 건수 세계 4위의 특허 강국인데도 지식재산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전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최초 특허 출원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5년 후 고용 증가율은 특허가 거절된 스타트업의 4.1배에 이른다. 최초 특허 출원 성공 여부에 따른 매출 증가율도 2.9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초기 특허 출원에 성공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특허청은 이에 따라 3월 한국공학한림원과 함께 ‘지식재산 생태계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허 빅데이터 활용이 대표적이다. 신산업 분야에서 기업과 국가가 어떤 특허를 많이 출원하고 있는지 분석해 미래 유망기술과 산업을 전망하겠다는 것이다. 특허 하나하나를 활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체 특허의 트렌드를 파악해 기업들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박 청장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 중이다. 타인의 특허권 및 영업비밀을 고의로 침해하는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이미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또 관련 역량이 부족한 중소, 벤처기업에 어떻게 하면 특허 침해를 피하고, 또 상대방 특허 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지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 지식재산의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는 출원된 특허의 수는 많지만 실제로 산업에서 활용되는 비중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처럼 잠들어 있는 특허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 중 ‘지식재산 거래 혁신본부’를 설립한다. 이 본부를 통해 특허 정보를 각 기업이나 개인 등에게 제공하고, 필요한 특허가 있다면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특허 자체가 바로 기업의 재원으로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은행을 현행 3곳(국민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에서 2023년까지 전체 은행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2018년 741건인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식재산권 가치평가 지원 건수를 2022년 2960건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박 청장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지식재산권으로 창출되고, 이 지식재산권이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되어 산업적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원활하게 형성되면 혁신성장 목표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지식재산#스타트업#특허권#기업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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