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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에 대한 비감염성 의료구호 시급하다 [우아한 청년 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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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에 대한 비감염성 의료구호 시급하다 [우아한 청년 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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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한 주민들은 정치적으로는 피억압 상태에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결핍되어 있다. 같은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문제는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불행히도 인권은 마냥 밖에서 외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경우 오히려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정치적 통제를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북한 정권을 자극해 문을 닫게 만들 것이다. 결국 정권이 인도적인 지원조차 받지 않게끔 만들어, 북한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궁핍한 상태에 있도록 만드는 더 나쁜 결과가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의 삶은 지금에서 전혀 더 나아질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 하에서, 묵묵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북한 주민들에게 당장 필요하나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 것은 바로 의료지원이다. 남북한 기대수명 격차는 11.7세로, 독일 통일 당시 동·서독의 기대수명 격차가 3세라는 것을 고려하면 매우 큰 차이이다. 연령 표준화 사망률은 남한의 2.5배에 달한다. 질병부담을 나타내는 장애보정손실년수는 인구 10만 명 당 36,756인년으로(person-year)로 남한의 17,921인년에 비해 두 배가 넘는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감당하는 질병 부담이, 남한 주민들의 2배 이상이라는 뜻이 된다. 따라서 현재 북한 주민들은 신체적으로 매우 궁핍한 상황에 놓여 있어 필요한 진료를 받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중앙계획의 물자 과소공급(shortage)문제가 북한 보건의료영역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북한 주민들의 수요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7월 통일부의 민간단체 물자 북송 승인 결정에 따라 대북 지원을 위한 의약품과 의료용 소모품이 컨테이너에 실리고 있다. 동아일보DB

또한 현재 북한에서 강력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화 경향을 주목해야 한다. 즉 북한의 의료영역 역시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자생적으로 발생한 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한국 정부의 의료 지원 중 의약품 등 물자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이는 북한 주민들까지 전달되지 못하고, 중간에 장마당으로 가서 독점적인 가격으로 팔린다는 것이 그간의 연구 결과이다. 이때 전문적인 의사의 진료서비스 역시 비공식적으로 비싸게 거래되는 것으로서, 일반 주민들에게 결여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단순한 물적 지원은 일반 북한 주민들의 의료 필요를 채워주기는커녕 신흥 자본가들의 잇속만 담보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사회주의’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북한이 의료분야를 개혁하기에는 정치적 부담감이 클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처럼 중앙계획과 시장이 어중간하게 공존하는 형태로 방치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은 기본적인 건강권을 침해당하며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 북한 의료 분야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북 의료지원은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계획경제의 빈틈을 메우는 방향으로 기획되어야 한다. 주민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보다 직접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북한 주민들의 ‘아픈 곳’이 어디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현재까지 대북 의료지원은 감염병 질환이나 모자 보건사업에 집중되어 왔다. 백신접종 등 일회적 방문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물론 북한 주민들의 감염성 질환 부담이 남한의 5배라는 점에서 이들 사업은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북한의 의료수요는 ‘고난의 행군’으로 감염성 질병이 창궐한 1990년대에 비해 변화하고 있다. 북한 역시,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같이 전체 질병 중 비감염성 질병의 비중이 증가하는 “역학적 이행(Epidemiological Transition)”을 겪고 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북한도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겪으면서 비감염성 질환 부담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탈북자 적응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는 비감염성 질환을 진료하는 치과, 한방과, 산부인과 순으로 수요가 많다고 한다. 북한 내에서 제대로 진료를 받고 있지 못하였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 비감염성 질환을 가지고 있으나 치료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남한 사회 내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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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평양 유경안과종합병원을 시찰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 출처 노동신문

한국 정부가 주도해서 북한에 대한 보건의료지원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경우, 북한도 한국도 정치적 부담감을 안아야 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 교류 경험이 있는 민간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00년대 들어 많은 민간단체들이 대북 의료 지원을 시작했지만 하지만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았고 대상도 평양의 병원 리모델링 사업이나 개성 노동자 이동진료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이루어졌다. 따라서 정부는 이들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또 그 반경을 넓힐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비감염성 질환은 여러 번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보다 장기적인 의료활동이 가능하도록 북한 정권의 협조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각 단체의 사업 지원을 하는 동시에 북한 정권과의 중재자로서 성공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북한 내 의료상황은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통일을 목표로 하는 우리가 장기적으로 해내야 하는 과제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 정부와 체제의 당위성을 끊임없이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더 많은 인권과 더 많은 풍요로 어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통일에 대한 ‘구심력’을 확보하려면 더 많은 북한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대북 의료지원은 남북교류와 통일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북한의 의료수요에 주목하는 ‘북한 보건의료 지원의 이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손세호 서울대 경제학부 16학번(서울대 한반도문제연구회)ssp04309@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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