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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6·25 남침’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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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6·25 남침’ 빠졌다

임우선기자 , 우경임기자 입력 2018-02-05 03:00수정 2018-02-0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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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평가원 시안 초안 논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마련 중인 새 고교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 시안(試案) 초안에 6·25전쟁이 북한 정권의 전면적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표현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대한민국 수립’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꾼 데 이어 6·25전쟁과 관련한 집필기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검정 교과서 출판사들이 교과서 제작 시 꼭 반영해야 하는 ‘학습요소’ 가운데 기존에 있던 △한미상호방위조약 △인천상륙작전 △새마을운동 △동북공정(東北工程) 등이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본보가 평가원이 공개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과 기존의 역사·한국사 교육과정을 분석한 결과 기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북한 정권의 전면적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이란 표현이 침략 주체에 대한 설명 없이 ‘6·25전쟁’으로 바뀌어 있었다.


통상 6·25전쟁은 북한군의 남침으로 발발한 전쟁이라는 것이 주류 역사학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수정주의자로 분류되는 일부 역사학자는 6·25전쟁에 대해 “침략 주체를 따지는 게 무의미한 내전” “남측이 북침의 빌미를 제공한 전쟁” 등의 주장을 펴 왔다. 한 역사학자는 “6·25전쟁 집필 기준에서 북한군의 남침이란 표현을 뺀 것은 이 같은 수정주의 역사관을 다룰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6·25전쟁의 남침 여부에 대한 기술은 7차 교육과정(1997년)에는 명시돼 있었으나 2007,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사라졌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시 부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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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필기준 시안에서는 한미 관계나 경제 성장과 관련한 학습요소가 축소된 것도 눈에 띈다. 군사·외교 분야에선 △유엔군 참전 △인천상륙작전 △중국군 참전 △한미상호방위조약 △정전협정 등이 삭제됐다. 또 경제 분야에서는 △수출제일주의 정책 △새마을운동 △중동건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외환위기 극복 등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학습요소도 삭제됐다. 그 대신 새 집필기준은 ‘경제성장은 정부와 국민이 이룬 성취라는 일국적 시각에 가두지 말고 세계경제 변동 과정에서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지도 파악한다’며 세계적인 경제 호황에 따른 결과로 설명했다. 경제성장의 부정적 측면으로는 ‘정경 유착’을 새로운 학습요소로 포함시켰다.

박근혜 정부는 중·고교 역사·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반대에 부딪혀 지난해 1월 국·검정 혼용 체제를 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취임 직후 예전의 검정 체제로 전환하기로 해 교육부는 새 집필기준에 따른 교과서를 만들어 2020학년부터 중고교 학생들이 쓸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국정 역사 교과서 폐기 지시를 내리며 “역사 교육이 정치적 논리에 이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새 역사 교과서 집필기준 시안에서도 논쟁적인 부분들이 대거 수정되면서 역사 교과서가 정권이 바뀌면 부침을 거듭한다는 비판이 다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교육과정평가원 시안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의견 수렴을 하고 있으며 향후 교육과정 심의회와 운영위원회 등의 과정을 거쳐 집필기준을 상반기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 교과서 집필진은 학습요소를 중심으로 내용을 개괄적으로 서술해야 하고, 집필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검정을 통과하지 못해 교과서 발행이 제한된다.

임우선 imsun@donga.com·우경임 기자
#역사교과서#집필기준#6·25#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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