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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세상/김동환]희귀금속 확보 못한 ‘신성장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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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세상/김동환]희귀금속 확보 못한 ‘신성장산업’

동아일보입력 2013-02-21 03:00수정 2014-08-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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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 원장
2010년 9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일본을 무릎 꿇게 한 중국의 희토류 카드는 대단했다. 세계 3위의 경제력을 자랑하는 일본은 법률체계가 단번에 무력화되는 등 굴욕 외교의 쓴맛을 봐야 했다. 이 정도의 정치 경제적 파괴력을 지닌 광물은 종류가 얼마 되지 않을 것 같지만, 희토류는 사실 국내 기준 35종 56원소 희소금속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자원무기라고 불리는 희토류와 유사한 자원이 34종이나 더 존재한다는 의미다. 특히 한국처럼 경제성을 지닌 희소금속 자원이 부족한 국가로서는 가히 소름끼칠 만한 사실이다.

희토류보다 매장량이 적고 분포가 편중된 희소금속은 얼마든지 더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산업적 수요가 높지 않아 시장 가격과 경제적 영향력을 갖추지 않았을 뿐이다. 만약 희소금속에 속하는 어떠한 광물이 필요한 특정 산업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거나 보유 국가가 개발 및 수출에 급제동을 걸 경우, 언제든지 희토류 못지않은 자원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

희소금속이자 2차 전지의 필수 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 리튬(Li)도 이미 우려했던 조짐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볼리비아의 우유니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50% 이상이 집중된 곳이다. 그곳에서 한국 미국 중국 일본 프랑스 핀란드 스위스 스페인 등 11개 국가가 리튬을 차지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여러 차례 특사를 파견해 자원외교 노력에 애쓰면서 2억5000만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는 등 희소금속 자원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볼리비아 정부는 리튬이 어떤 분야에 사용되는지,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조차 몰랐다가 최근에서야 자신들이 가진 자원의 경제적 가치에 눈을 뜨면서 자원민족주의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0년 10월 중국의 희토류 정책과 유사하게 ‘리튬 산업화 정책’을 수립하고 외국 기업 및 자본의 직접 광산 개발 참여를 불허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로써 볼리비아에 매장된 리튬을 확보하고자 쏟았던 우리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노력은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변해 말 그대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 2012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92위에 불과한 볼리비아가 35종 56개 희소금속 중 단 한 종류를 보유함으로써 11개 경제대국을 마음대로 주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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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우리나라 미래 경제의 동력이 될 ‘신성장동력산업’에 총예산 24조5000억 원을 투입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희소금속의 안정적인 수급이 반드시 전제되어야만 한다. 신소재, 나노 융합, 정보기술(IT) 융합 시스템, 그린 수송 시스템, 발광다이오드(LED) 응용, 신재생에너지 등 17개 신성장동력산업과 그 후속 조치들은 희소금속 없이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아직 희소금속 자원의 안정적인 수급에 대한 명확하고 현실적인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첨단 산업을 발전시켜 온 많은 기업들은 이렇게 되기까지 자원부국의 눈치를 살피고, 가격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잠 못 이루며 지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원부국들의 자원민족주의 행태는 갈수록 심해지는 추세다.

따라서 희소금속 자원 확보 방안과 관련된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신성장동력산업 정책은 희소금속 자원의 자급률이 전무한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장밋빛 청사진으로만 남게 될 우려가 크다. 우리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제 정세 변화를 감안한 희소금속 자원 수급 계획을 최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이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 원장
#신성장산업#희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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