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이렇게 뚫었죠]하나은행 고태영-정형준-최승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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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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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갑속 금융자격증 ▶ 중국어, 우리말처럼 ▶ 꼼꼼한 정보수집“나만의 비밀병기… 85대1 두렵지 않았죠”

《은행은 취업준비생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는 직장이다. 시중은행들이 신규채용 인력을 늘린 올해에도 경쟁률은 오히려 높아졌을 정도다. 그만큼 많은 취업준비생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탓이다. 올 하반기 150명의 신입행원을 선발한 하나은행에도 1만2750명의 지원자가 몰려 8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뚫은 신입행원들은 어떤 이들일까. 지난 10월 하나은행에 입사한 고태영(29) 정형준(27) 최승연 씨(26)는 높은 ‘스펙(취업에 필요한 조건)’보다는 실무능력과 함께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0월 하나은행에 입사한 정형준 최승연 고태영 씨(왼쪽부터). 이들은 탄탄한 금융지식 및 실무능력과 다양한 경험 등 은행업무에 도움이 되는 스펙을 쌓는 것이 은행 입사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옥  기자
10월 하나은행에 입사한 정형준 최승연 고태영 씨(왼쪽부터). 이들은 탄탄한 금융지식 및 실무능력과 다양한 경험 등 은행업무에 도움이 되는 스펙을 쌓는 것이 은행 입사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옥 기자

○ ‘살아있는 스펙’ 갖춰라

홍익대를 졸업한 고태영 씨는 자격증 취득과 인턴 활동을 통해 은행이 원하는 살아있는 스펙을 쌓았다. 독어독문학을 전공한 고 씨는 일찌감치 금융권으로 진로를 정하고 졸업을 2년 앞둔 2006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고 씨는 번번이 낙방의 쓴잔을 마셨다.

2008년 졸업한 뒤 1년간 절치부심한 고 씨는 자격증 공부에 매달려 외환전문역 자산관리사와 파생상품 투자상담사 등 금융 관련 자격증 5개를 들고 은행 입사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특히 올해 3월부터 6개월간 하나은행 서강지점에서 인턴으로 일한 경험은 고 씨의 입사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정식사원이 아닌데도 직접 지점 주변의 상가들을 돌며 고객 유치에 나설 만큼 적극적인 태도로 좋은 인상을 남긴 덕분이다.

고 씨는 “자격증은 비전공자로서 은행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준비해왔는지 보여줄 수 있는 간접적인 지표가 된 듯하다”며 “인턴 경험을 통해 회사의 문화와 가치를 미리 경험해본 것도 면접과정에서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외국어 실력과 다양한 경험 강조

정형준 씨는 해외경험을 잘 살려 높은 은행 취업문턱을 넘었다. 정 씨는 어학연수와 교환학생으로 2007년 중국의 베이징사범대와 2008년 화난이공대에서 공부하며 중국어를 익혔다. 한어수평고시(HSK) 성적우수 장학생으로 꼽힐 만큼 유창한 정 씨의 중국어 실력은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하나은행에 입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 정 씨는 입사 과정에서 중국 백화점 의류매장에서 일하며 직접 고객들을 상대해본 경험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은행은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 많은 만큼 면접에서 대인관계는 중요한 장점 중 하나다. 정 씨는 “하나은행에 입사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중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은행이라는 점이었다”며 “평소 신문에서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 자신만의 비밀병기를 준비하라

방배지점에서 일하는 최승연 씨는 철저한 준비로 입사에 성공했다.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탓에 은행 실무 지식에 자신이 없었던 최 씨는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면접 등 채용과정 전체를 꼼꼼하게 준비했다. 인터넷을 통한 기사 검색과 정보 수집은 기본. 각종 예상 질문 목록을 만들고 미리 연습해본 것이 실제 면접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복수전공으로 배운 사회복지학 관련 지식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강조한 것도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 최근 은행들이 강조하는 고객 중심 경영과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한 것이 면접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이끌어 낸 것.

최 씨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의 경우 학점이나 영어 성적은 이미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고 할 때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남과 다른 나만의 비밀병기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 귀띔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인사담당자 한마디

고태영 씨는 하나은행 청년인턴으로 6개월간 근무하면서 영업점에서 적극적인 태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금융관련 자격증을 다수 취득해 은행권 취업에 준비가 잘 돼 있다고 판단되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정형준 씨는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교환학생으로 1년간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을 갖고 있어 중국 관련 고객 마케팅을 훌륭히 수행할 자질이 있다고 판단됐다.

최승연 씨는 비경제 전공자임에도 금융권 입사에 높은 열정과 준비된 자세를 보여줬고 지방의 높은 경쟁을 극복하고 합격한 훌륭한 인재로 판단되어 좋은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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