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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블랙박스]방송사 전속연기자 ‘뽑아서 남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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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 블랙박스]방송사 전속연기자 ‘뽑아서 남 좋은 일'

입력 2003-01-13 17:34수정 2009-10-1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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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에서 전속 연기자를 뽑는 게 외국에서는 드문 일이지만 한국 방송계에서는 당연한 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매년 경쟁적으로 선발한 전속 연기자를 남겨 두고 다른 방송사에서 키운 연기자를 거액의 출연료로 스카우트하는 경우가 더 많아 전속 연기자들의 불만이 커지기도 한다.

현재 활동 중인 연기자들의 황금 기수는 MBC 공채 19기와 KBS 슈퍼 탤런트 1기다. MBC 드라마 ‘인어 아가씨’의 주인공으로 2002년을 최고의 해로 보낸 장서희는 1990년 MBC에 입사한 19기다. 하지만 그는 입사동기인 김찬우 오연수 변소정 박지영 신윤정 음정희가 주연을 맡으며 승승장구할 동안 ‘불꽃’에서처럼 늘 주인공의 친구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연기 대상 시상식에서 장서희는 대상을 받은 뒤 눈물을 글썽이며 “저처럼 오랜 세월을 조연에 만족해야 했던 연기자들에게 희망을 주게 돼 기쁘다”고 속풀이를 했다. 여기에는 10년 넘게 동기들의 스타 탄생을 뒤에서 지켜보며 아픔을 곱씹어야 했던 비애가 깔려있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스타 대열에 올라선 그녀는 오히려 일찍 스타가 됐던 동기들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995년 제 1회 KBS 슈퍼 탤런트 선발대회에서 뽑힌 연기자들도 쟁쟁하다. 대상을 수상한 박상아, 금상의 송윤아, 은상의 차태현 등이 그 해 신인 탤런트로 데뷔했다. 하지만 KBS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로 유명해진 박상아를 제외하곤 모두 다른 방송사로 옮기면서 스타가 됐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송윤아는 조연을 거치다가 SBS ‘미스터 Q’ 에서 당당한 악역으로 스타 대열에 합류한 뒤 MBC ‘왕초’ ‘호텔리어’ 등의 주연을 거치며 자리잡았다. 이제는 ‘불후의 명작’과 ‘광복절 특사’를 통해 영화배우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차태현은 KBS에서 조연으로만 출연하다가 MBC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김정은과 함께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며 얼굴을 알렸고, 이후 SBS로 넘어가 ‘해피 투게더’와 ‘줄리엣의 남자’를 거치며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이제는 ‘엽기적인 그녀’와 ‘연애소설’ 등 영화의 주연을 맡으며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올랐다.

KBS는 좋은 연기자들을 선발해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남 좋은 일만 해준 꼴이다. 그 밖에 MBC는 21기 장동건, 22기 심은하, 23기 안재욱 최지우, 24기 정준호를 배출했고, KBS는 공채 14기의 이병헌이라는 스타를 발굴했으며 SBS는 김지수와 김남주를 만들어냈다.

대부분의 드라마를 외주로 제작하는 요즘, 방송사의 공채 연기자 선발 열기가 시들해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연예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은 늘고 있는데 정작 신뢰할 수 있는 양성기관이 부족한 게 아쉽다.

시나리오 작가 nk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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