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피해 소송…단체별 개인별 진행 혼란 가중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26일 15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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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지진피해소송이 단체별 개인별로 무질서하게 진행되면서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포항 11·15지진 관련 소송은 ‘포항시민범지진대책본부’(공동대표 모성은)가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단체는 지진 발생 직후 피해주민들은 중심으로 결성돼 지난 해 지열발전중단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을 비롯 시민소송인단으로 1200여명을 꾸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 발표전 시민소송이 1200여건이 접수됐으나 발표후 하루 평균 400여명이 추가 영입돼 현재 3000여명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지난 23일 공식 출범한 ‘포항11·15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도 산하에 법률지원단이 있지만 오는 4월2일 대규모 궐기대회 등 시민역량 결집에 나서고 있어 현재까지 소송에 대한 실적은 접수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민소송에도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지아래 지역내 유력 변호사로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향후 소송을 위한 실무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시민궐기대회 개최와 특별법 제정 국민서명운동, 청와대·중앙부처·국회 방문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과 사회단체로 구성된 ‘포항지열발전소·지진대책특별위원회’도 활동 중이지만 현재까지 법률적 소송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위원회는 특별법 제정과 책임규명, 사고원인조사에 치중한다는 원칙아래 시민이 소송을 원할 경우 법률적 자문이나 절차를 소개해 줄 방침이다.

지진피해가 극심했던 흥해읍 ‘한미장관맨션지진피해비상대책위원회’도 독자적으로 피해주민이, 흥해주민이 주체가 되는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법률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들 단체를 매개로 하는 소송과 별도로 개인별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변호사들은 이번 포항지진소송은 포항시민 전부를 대상으로 제기가 가능해 변호사 업계로선 올해 최대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일부 변호사들은 그룹을 만들어 본격적인 수주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업계는 승소할 경우 수임료로 최대 10%까지 받을 수 있어 불황을 겪는 업계 입장에선 ‘가뭄에 단비’란 입장이다.

서울 한 변호사는 승소시 수수료 30%를 제외하고 전액 지급 조건을 내걸며 개인소송을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최대 수조원대에 이르는 대규모 소송을 앞두고 벌써부터 흑색선전도 난무하고 있다.

실제 일부 단체는 소송을 진행하면서 1인당 10만원의 소송 참가비를 받고 ‘소송에 참여하면 1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시민들은 선호정당과 가입 사회단체, 개인별 이해관계에 따라 소송을 어떻게 진행할 지 고심하며 정부의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포항지역 한 변호사는 “정부조사단이 ‘촉발지진’이라고 발표한 이후 대규모적인 시민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불황을 겪고 있는 변호사 업계 입장에선 이번 소송이 ‘가뭄에 단비’격이지만 지역특성상 수주전에 내놓고 나설 수 없는 데다 정부가 특별법을 제정할 지, 특단의 대책마련에 나설지 알수 없어 현재로선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지진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나몰라하고 돈벌이에 나서는 행태도 시선이 곱지 않아 이래저래 아직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항=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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