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 주역 조슈아 웡 태국서 입국거부 강제출국 당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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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泰 군부정권에 추방 요청

 
태국에 입국하려다 강제 출국 조치를 당한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이 5일 오후 홍콩 공항에 도착해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태국에 입국하려다 강제 출국 조치를 당한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이 5일 오후 홍콩 공항에 도착해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黃之鋒·19)이 태국 공항에서 입국이 불허된 뒤 강제 출국됐다. 중국 정부가 태국 군부 정권에 웡의 추방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태국의 더 네이션 등에 따르면 웡은 아랍에미레이트항공 EK385 여객기를 타고 4일 오후 11시 45분경 방콕에 도착했다. 태국 당국은 웡이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압수했으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알린 뒤 곧바로 구금했다. 웡은 12시간 만인 5일 오전 11시 40분경 홍콩에어라인 여객기를 타고 홍콩으로 되돌아갔다.

 웡은 홍콩으로 되돌아가기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항에서 즉각 억류된 후 이제 홍콩으로 돌아간다. 지난 10시간은 끔찍했다.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태국 정부는 처음에는 중국 정부의 개입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다 중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더 네이션은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도 “법에 따른 태국의 이민통제 조치를 존중한다”고 논평했다.

 웡은 태국의 최고 명문대 쭐랄롱꼰대에서 열릴 예정인 ‘탐마삿 학살’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기로 돼 있었다. 탐마삿 학살이란 1973년 민중 봉기로 축출된 타놈 끼띠카쫀 전 총리의 복귀 문제 등으로 태국의 정국 혼란이 계속되던 중 왕실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1976년 10월 5일 경찰과 군인 등이 탐마삿대 캠퍼스에 진입해 학생들을 유혈 진압한 사건이다. 정부가 발표한 공식 사망자는 46명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사망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웡이 비서장으로 있는 데모시스토당 관계자는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학생운동 지도자가 태국에까지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막고자 중국 정부가 그의 입국을 막아달라고 태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5월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태국 정부도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학생운동 지도자가 군의 유혈진압 관련 행사에서 연설을 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웡을 초청한 쭐랄롱꼰대 학생회 측은 웡의 억류 및 추방에 항의해 대학에서 우산을 펼쳐 들고 집회를 가졌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홍콩#우산혁명#입국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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