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임 요구?”…‘피의 보복’ 트럼프, 이번엔 국방차관 경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0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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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부결 이후 보복성 인사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국방부 존 루드 정책 담당 차관을 경질했다.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루드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당신이 나의 사임을 요구했다고 마크 에스퍼 국장장관으로부터 들었다며”며 “당신의 요구대로 나는 28일자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루드 차관은 외교안보를 담당하는 고위인사들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그의 사임 관련 기사와 함께 “존 루드가 우리나라를 위해 일해온 것에 대해 감사한다. 그가 앞으로 계획하는 일들에 대해 행운을 빈다”는 글을 올려 그의 사임을 확인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루드 차관의 경질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회의 탄핵을 촉발한 우크라이나의 군사원조 중단 문제가 엮여 있다. 루드 차관은 우크라이나가 2억5000만 달러의 군사 지원을 받기 위해 반(反)부패 개혁에 착수했다는 점을 의회에 입증하는 업무에 관여했는데, 이는 부패를 명분삼아 군사 지원을 중단하려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루드 차관은 또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 축소 및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이 때문에 내부 갈등에 직면했다고 한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루드 차관의 사임은 한국 문제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한반도 업무에는 앞으로도 영향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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