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SNS로 ‘패션 수다’… 말보다 눈으로 도쿄 메달 결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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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배구 동행’ 김연경-김수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만나 함께 배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두 선수는 현재 한국여자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초중고교 동창인 레프트 김연경(왼쪽)과 센터 김수지의 목표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함께 출전한 두 선수.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만나 함께 배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두 선수는 현재 한국여자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초중고교 동창인 레프트 김연경(왼쪽)과 센터 김수지의 목표는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함께 출전한 두 선수.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사회적 거리 두기’로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만나기 쉽지 않다. 자주 보며 가까이 지낸 사람이 더 그리워지는 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소한 안부 알리기가 중요해진 요즘 스포츠 스타들도 SNS 소통을 늘렸다. 사진과 글을 공유하며 SNS 친구들과 마음의 거리가 멀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스포츠가 멈춘 요즘, ‘투스타★★그램’을 통해 스포츠 스타들이 SNS를 활용해 어떤 일상과 추억을 공유하며 ‘절친’과의 우정을 이어가는지 들여다봤다.
원곡중 2학년 시절 김연경(15번)과 김수지(6번). 현재 192cm인 김연경은 중학교 때만 해도 160cm대로 작은 축에 속했다. 사진 출처 김동열 전 원곡중 감독 제공
원곡중 2학년 시절 김연경(15번)과 김수지(6번). 현재 192cm인 김연경은 중학교 때만 해도 160cm대로 작은 축에 속했다. 사진 출처 김동열 전 원곡중 감독 제공
한국 여자배구 간판스타 김연경(32·터키 에즈자즈바시으)과 김수지(33·IBK기업은행)는 오랜 친구이자 단짝이다. 김연경이 빠른 1988년생이라 같이 학교를 다녔다.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97년 안산서초 배구부에서 처음 만났으니 24년째 인연이다. 안산서초, 원곡중, 한일전산여고를 같이 다닌 두 선수는 2005∼2006시즌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단하면서 헤어졌다. 당시 김연경이 1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고, 김수지가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다. 김수지의 아버지인 김동열 전 원곡중 감독은 두 선수의 중학교 시절 은사다.

팀은 갈렸어도 두 선수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줄곧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대표팀 주장 김연경은 세계가 인정하는 레프트 공격수이고, 김수지는 주전 센터로 활약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두 선수는 SNS 등을 통해 매일같이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김수지에게는 터키에 있는 김연경의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이 됐다. 코로나19로 터키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아직 최종 시즌 종료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김연경은 터키에 머물고 있다. 김연경은 현재 전세기를 통한 귀국을 알아보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돌아올 방침이다.

터키 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은 귀국할 때마다 김수지(왼쪽)를 만난다. 사진 출처 김연경 인스타그램
터키 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연경은 귀국할 때마다 김수지(왼쪽)를 만난다. 사진 출처 김연경 인스타그램
많은 단짝들이 그렇듯 두 선수도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를 공유한다. 김수지는 7일 전화 통화에서 “사실 배구 이야기는 잘 안 한다. 요새는 패션이 공통 화제다. 체형도 비슷하다 보니 할 말이 많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키는 192cm, 김수지는 187cm이다. 서로의 SNS에 올라온 게시물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는다. 선수촌 소집 기간에는 김수지가 김연경의 개인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의 촬영을 해주기도 했다. 1월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 우승 당시 김수지가 찍은 생생한 영상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개됐다.

두 선수는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김연경은 이날 통화에서 “수지는 무엇을 살 때도 늘 내 것까지 챙겨서 보내 준다. 강한 것 같지만 여리고, 차가운 것 같지만 마음이 따뜻한 친구다. 옆에 있기만 해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서로의 변화를 눈치채는 것도 절친의 몫이다. 김수지는 “어릴 때만 해도 연경이는 눈물이 없었는데 요새 눈물이 많아졌다. 이번 아시아 예선 때도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상으로 부담이 적지 않았을 텐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옆에서 보이더라”고 말했다.

어느새 베테랑이 된 둘은 나란히 새로운 계약을 앞두고 있다. 김연경은 소속팀과의 2년 계약, 김수지는 3년 계약을 마치고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무엇보다 관심은 1년 연기된 도쿄 올림픽이다. 김연경은 “우리 나이가 적지 않다는 걱정도 많은데 멘털만 잘 관리하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무엇보다 코로나19를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단짝의 안녕을 걱정했다. 김수지도 “(1년 연기가) 올림픽을 더 잘 준비하라는 뜻 같다. 둘 다 부상 없이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여자프로배구#김연경#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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