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건 “비핵화협상, 데드라인 없다”…北에 회동 공식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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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6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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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친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친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News1
방한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6일 북한이 자체 설정한 연말 협상 시한을 부정하며 이후에도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한국 체류 기간 중 회동도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1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친 뒤 약식 회견을 열고 “미국은 비핵화협상과 관련해 ‘데드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의 약속을 계속 추구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혼자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미국 협상 대표팀은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달성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북측 협상단을 향해 “이제는 우리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을 수행해야 할 때, 즉 목표를 달성해야 할 때다”라며 “내가 한국에 와 있고, 북한은 어떻게 접촉해야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회동을 정식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의 위대한 잠재력을 미국도 잘 알고 있고, 아직 늦지않았다”면서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수립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의지만 있다면 더 나은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도 했다.

비건 대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달성하기 위한 한미의 노력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한미 정부 관계자들은 협상의 문을 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지금까지의 성과는 기대했던 것에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북측의 여러 발언들을 들어보면 미국, 한국, 일본, 유럽 등 우방국에 대한 어조가 대단히 적대적이고 불필요했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한다”고도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지난주 안보리 개최를 언급하며 “미국은 즉 타당성이 있는 단계와 그리고 유연한 조치를 통해서 균형 잡힌 합의에 이르기 위한 창의적인 해법을 북한에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크리스마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지난 3일 담화에서 “연말시한부가 다가오고 있다”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건 대표는 “이자리에 모인 여러분과, 한국 모든시민들에게 즐거운 연말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운을 뗀 그는 “연말 크리스마스는 기독교인들에겐 1년 중 가장 신성한 날이라고 할 수 있다”며 “연말에 다시 한 번 평화의 결실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도훈 본부장은 “비건 대표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외교와 대화를 통한 미국의 문제해결 방침은 변화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재개시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비건 대표와 나는 이러한 한미 공동의 입장에서 앞으로도 계속 빈틈없는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다. 중국, 일본, 러시아 주변국도 이런 맥락에서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은 북한이 지난 7일에 이어 13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또다시 “중대한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대북 메시지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 ‘노딜’ 이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고 있고 또 북한이 ‘새로운 길’을 예고한 상황에서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은 북한을 협상장으로 복귀하게 하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News1
조세영 외교부 1차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News1
전날 2박3일 일정으로 입국한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해외 출장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조세영 1차관을 예방한 뒤 오전 9시20분쯤부터 1시간가량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조 차관은 “(취임 이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누구보다도 적극 관여해 온 비건 대표가 앞으로도 한미관계의 호혜적 발전과 동맹 강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비건 대표는 “한미간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지금까지 긴밀히 공조해 왔다고 공감을 표하고, 앞으로도 한미관계 전반에 대해 폭넓은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비건 대표의 방한은 약 4개월 만으로, 지난 8월 말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최근 한미북핵수석대표 협의는 지난 10월 초 미국에서 개최됐다.

비건 대표는 이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오후에는 ‘한반도 업무 담당 외교당국자 간 환영 리셉션’도 예정돼 있다.

비건 대표는 17일 오후에는 일본 도쿄로 출국해 다키자키 시게키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을 만나 북핵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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