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로더 매혹시킨 ‘닥터자르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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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로더, 4년 투자후 인수… 아시아 뷰티 브랜드로는 처음
기업가치 2조원대 추정… 이진욱 대표, 창업 15년만에 대박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가 아시아 뷰티 브랜드 최초로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에스티로더)에 인수됐다.

18일 닥터자르트를 보유한 해브앤비(대표 이진욱·43·사진)에 따르면 이날(현지 시간) 에스티로더는 해브앤비의 이 대표가 소유한 지분 3분의 2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티로더는 앞서 2015년 해브앤비 지분 3분의 1을 인수해 이번 계약으로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됐다.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뷰티 업계에서는 해브앤비의 전체 기업가치를 약 17억 달러(약 2조 원)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해브앤비의 매출액은 약 5000억 원이다.

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가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티로더는 해브앤비 투자 이후 마케팅과 해외시장 진출 등에서 협업해 왔다. 해브앤비 측은 “에스티로더의 첫 투자 이후 4년간의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이번 전량 지분 인수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2004년에 설립한 해브앤비는 피부과 전문의 18명의 연구 성과와 협력을 기반으로 이듬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를 론칭했다. 건축회사에서 일하던 이 대표는 병원에서 우연히 비비크림을 접한 뒤 사업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했다.

닥터자르트가 출시한 비비크림은 피부과에서 사용하던 블레미시 밤을 화장품으로 대중화한 제품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12년엔 보습 성분 세라마이드를 담은 화장품, 2016년엔 ‘호랑이풀’로 불리는 병풀 추출물을 원료로 사용한 시카페어, 지난해는 펩타이딘 제품을 내놨다. 이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그 시대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이라며 “없던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혁신 제품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니클로처럼 가성비가 좋으면서 아이폰처럼 충성고객이 많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로는 드물게 대중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덕분에 세계적인 뷰티업계 불황에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현재 세계 37개 지역에 진출했으며, 매출액도 2015년 863억 원에서 2018년 4898억 원 규모로 급증했다.

이 대표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도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닥터자르트#에스티로더#비비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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