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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또 올라 세상 끝까지” 쑥쑥 크는 고교 암벽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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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또 올라 세상 끝까지” 쑥쑥 크는 고교 암벽왕

이원홍 전문기자 입력 2019-09-03 03:00수정 2019-09-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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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스포츠클라이밍 ‘16세 돌풍’ 서채현
“제2 김자인 떴다” 16세 스포츠클라이밍 샛별 서채현이 아버지가 운영하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서종국 클라이밍센터’에서 훈련 도중 포즈를 취했다. 어려서부터 부모와 함께 전국의 산을 올랐던 서채현은 여름방학이면 스페인과 미국 등 해외의 유명 자연암벽에도 오르며 실력을 다져왔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아직 화려한 조명과는 거리가 있지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새 얼굴들이 있다. 자신을 믿으며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 한국 스포츠의 유망주들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그들이 있기에 한국 스포츠의 미래는 밝다. 내일의 별들을 소개한다. 첫 회 주인공은 스포츠클라이밍 샛별 서채현(16)이다.》

혜성 같은 등장이었다.

16세 여고 1년생 서채현(신정여상)은 올해 성인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연령이 되면서 처음 국가대표선발전에 나섰다. 6월 4명을 뽑는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암벽 여제’ 김자인(31)에 이어 당당히 2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녀 통틀어 최연소 국가대표였다. 약 2주 뒤인 7월 6일 스위스 빌라르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리드 부문에서 세계 최강 야냐 가른브레트(20·슬로베니아)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7월 14일 프랑스 샤모니 월드컵, 21일 프랑스 브리앙송 월드컵에서 연달아 가른브레트를 제치고 리드 부문 금메달을 땄다. 세계가 깜짝 놀랐다.

앳되고 조용한 목소리지만 “오르는 게 좋다. 관중이 많으니까 재미있다”고 하는 그의 표정에 긴장감이라곤 없었다. ‘올림픽채널’은 최근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 후보인 가른브레트를 위협할 가장 강력한 선수는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서채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암벽 여제’ 김자인(왼쪽)과 함께한 서채현. 오랫동안 서로를 지켜봐온 두 선수는 최근 같은 매니지먼트사(올댓스포츠)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스포츠클라이밍은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12월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정해진 코스를 빨리 오르는 ‘스피드’, 난도 높은 코스(과제)를 여러 개 설계해 놓고 누가 몇 개의 코스를 통과하는가를 보는 ‘볼더링’, 주어진 시간 안에 누가 가장 높이 오르는가를 재는 ‘리드’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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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에서는 3종목 점수를 합산하는 ‘콤바인’ 종목이 열린다. 남녀 각 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파리 올림픽에서는 ‘스피드’와 ‘볼더링+리드’ 2개의 금메달이 예정돼 있다.

“어려서부터 아빠 엄마랑 함께 산에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등반을 시작했어요.”

서채현의 아버지 서종국 씨(46)는 현역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다. 동갑내기 부인인 전소영 씨도 암벽 및 빙벽 등반에 모두 능한 클라이머 출신이다. 외동딸 서채현은 일곱 살 때 스포츠클라이밍을 시작했다. 선운산 투구바위 등 전국의 이름난 자연 암벽도 오르내렸다. 지난해 가을에는 온 가족이 전북 완주군 천등산(707m)의 암벽을 올랐다. 전 씨는 “딸이 스무 살이 되면 세계의 명산을 함께 다니며 즐기는 게 꿈”이라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부모의 클라이밍센터에는 간판스타 김자인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들이 자주 찾아와 훈련한다. 김자인은 “오래전부터 채현이를 봐왔다. 이렇게 성장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서채현은 자신의 영웅인 김자인과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

서채현은 내년 5월 아시아선수권대회(일본)에서 우승하면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김자인과 서채현의 올림픽 동반 출전도 가능하다.

서채현은 지난달 20일 일본 하치오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리드 스피드 볼더링 합산 13위를 했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였지만 스피드와 볼더링을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제 16세인 그의 잠재력을 볼 때 스피드와 볼더링에서도 세계 정상권에 빠르게 도달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근력이 강해지는 2, 3년 뒤부터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채현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클라이밍#고교 암벽왕#서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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