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황금종려상 ‘기생충’ 속 北 등장 장면에 깜짝 주목 받게 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7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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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스틸 컷 © News1
‘기생충’ 스틸 컷 © News1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난항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의 핫이슈가 된 북한이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도 서구 관객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25일 미국 영화전문 매체들에 따르면 ‘기생충’이 상영될 때 관객들의 가장 많은 웃음과 박수를 유발한 곳은 북한이 등장하는 장면들이었다.

극중에는 가정부가 북한 아나운서 특유의 말투로 남편과 대화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는 장면이 나온다. 또 기태(송강호 분) 아들이 가정교사로 들어가는 박사장(이선균 분)의 초호화 저택에 지하 벙커가 있는 것도 북한의 침략 대비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화매체 데드라인은 “북한은 영화의 주요 모티브(주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치않게 관객들에게 가장 주목받은 장면들이 됐다”고 전했다.

칸 현지에서 봉 감독에서 쏟아진 질문 역시 북한에 대한 것들이 상당수였다. “북한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김정은 체제를 비난 또는 조롱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들이었다.

봉 감독은 “북한 문제가 등장하는 장면은 심각한 정치적 메시지가 아니라 영화적 농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인디와이어 등 일부 매체들은 ‘감독이 북한 관련성을 부인했다’식의 기사를 올리며 어떻게든 북한 문제를 끌어들이려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기생충’이 다루는 빈부격차 지구온난화 등은 서구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보편적인 주제인 반면 한국의 특수상황인 남북관계를 다루는 장면들은 서구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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