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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에 맞고 숨진 강연희 소방경 ‘위험 직무 순직’ 인정…어떤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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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에 맞고 숨진 강연희 소방경 ‘위험 직무 순직’ 인정…어떤 의미?

박태근 기자 입력 2019-04-30 11:18수정 2019-04-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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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객에게 폭행을 당한 뒤 투병하다 숨진 고 강연희 소방경이 ‘위험 직무 순직’을 인정받게 됐다. ‘위험 직무 순직’ 인정 범위를 넓힌 첫 사례라는 평가다.

30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 공무원연금공단 서울지부에서 진행된 강연희 소방경에 대한 위험 직무 보상금 청구 건이 승인됐다. 앞서 지난 2월 15일 강 소방경의 죽음이 ‘위험 직무 순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봤던 1심 결정을 재판단한 것이다.

강 소방경은 지난해 4월 2일 전북 익산역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해 쓰러진 A 씨(48)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하다가 폭행을 당했다. A 씨는 강 소방경에게 욕설을 하고 머리를 5~6차례 때렸다.

이후 강 소방경은 심적 고통, 어지럼증, 딸꾹질 등을 호소하다가 사흘 뒤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 강 소방경은 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다음달 (5월1일) 뇌출혈로 숨졌다.

이에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강 소방경의 죽음이 직무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일반 순직으로는 인정했지만 공무원 재해보상법에서 규정한 ‘위험 직무 순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인이 위험 직무 상황에 처한 게 아니었고 고인의 사망과 당시 폭행 사건이 직접적 연관성도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무원 재해보상법(3조)는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재해를 입고 그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한 경우 위험 직무 순직으로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험 직무 순직은 일반 순직보다 더 큰 유족연금과 보상금을 받는다.

유족과 소방공무원들은 “취객에게 폭행당한 게 어떻게 위험 직무가 아니란 말이냐”며 크게 반발했다. 심사 과정에 현장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유족은 지난달 4일 재심을 신청했고, 동료 소방공무원들은 자발적으로 1인 시위를 하는 등 정부에 심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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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족을 포함한 현장 전문가를 참여시켜 재심을 진행한 끝에 ‘위험 직무 순직’으로 인정하는 결론이 내려졌다. 보통 1심에서 부결될 경우 재심에서 결과가 번복되는 경우는 1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위험 직무 순직 인정 사례를 보면,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우던 자를 제압했을 때, 헬기를 타고 산불을 진화했을 때 정도였다. 이번 강연희 소방경 사례는 ‘위험 직무 순직’ 인정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고진영 소방발전협의회 회장은 “이 일로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안심하고 대응할 수 있을뿐 아니라 보이지 않지만 소방관들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큰 힘이 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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