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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일상의 광기에…’ 나란히 작품상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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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일상의 광기에…’ 나란히 작품상 선정

유원모 기자 , 신규진 기자 입력 2018-12-25 03:00수정 2018-12-2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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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함께하는 제55회 동아연극상]
연극계 침체속 대상작 불발, 젊은 창작자들 약진은 고무적
이수미-강신구씨 연기상 영예
시간의 해체라는 추상적인 소설을 신체행동 연기로 풀어낸 연극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왼쪽 사진)과 현대사회의 고독한 광기를 유머러스하게 그린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남산예술센터 프로젝트아일랜드 제공
제55회 동아연극상에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극단 동, 남산예술센터)과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프로젝트아일랜드)가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상 수상작은 나오지 않았다.

동아연극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윤광진)는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24일 최종 심사를 진행했다. 올해 본심에 오른 작품은 21편. 심사위원들은 “올해 연극계 안팎에서 미투 논란 등 이슈가 많아 전반적으로 활동이 침체됐다. 작품에 오롯이 에너지를 쏟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눈에 띄는 연극이 줄었다”고 총평했다. 한편으로는 “젊은 창작자들이 약진한 점은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최종 심사를 하고 있는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박근형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교수(극단 골목길 연출가), 이경미 연극평론가, 황승경 동아연극상 간사(공연 칼럼니스트), 윤광진 동아연극상 심사위원장(용인대 연극학과 교수), 임일진 인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허순자 서울예술대 교수, 최용훈 청운대 뮤지컬학과 교수(작은신화 대표).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장강명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경사진 두 개의 달 위를 표현한 무대에서 배우들이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섞인 이야기를 펼치는 독특한 구성의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추상적인 소설의 내용이 신체행동 연극을 주로 펼치는 극단 동의 장점과 잘 결합된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함께 작품상을 받은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미국 작가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 ‘발기, 사정, 노출 그리고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현대인의 광기를 발칙한 화법으로 그렸다. 심사위원들은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복합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게 입체감 넘치는 방식으로 잘 전달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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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상은 ‘텍사스 고모’에서 멕시코 아줌마와 소철 할머니 역을 비롯해 ‘운명’에서 인근 여인 갑 역을 맡아 열연한 이수미 씨,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에서 주인공 공태식 역을 맡은 강신구 씨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들은 “이수미는 작품마다 매번 새로운 질감과 에너지로 배우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준다. 강신구는 본인만의 ‘배우 예술’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탁월한 연기를 선사했다”고 평가했다.

새개념연극상은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감독에게 돌아갔다. 김 감독은 미술과 공연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여 연극의 외연을 확대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희곡상은 ‘텍사스 고모’의 윤미현 작가가 받았다.

신인연출상은 ‘율구’(극단 파수꾼)의 이은준 연출가, 무대예술상은 ‘오슬로’(국립극단), ‘돼지우리’(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태섭 감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유인촌신인연기상은 1인극 ‘임영준햄릿’에서 햄릿 역을 맡은 임영준 씨와 작품상 수상작인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에서 능청스러우면서도 진지한 연기를 보여준 남동진 씨에게 돌아갔다.

특별상은 도서출판 ‘연극과 인간’의 박성복 대표가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20년 동안 묵묵히 연극 관련 국내외 서적과 희곡집을 대가 없이 출판하는 등 한국 연극을 이끈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내년 1월 14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열린다.


▼“하와이 이주史 배경… 역사적 사실의 힘이 연극을 이끈 원동력”▼

‘운명’으로 연출상 김낙형 씨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뜨거운 열정으로 함께 고생했던 배우와 제작진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연극 ‘운명’으로 제55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낙형 연출가(48·사진)는 “실험연극이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인해 극단 단원들이 힘들었을 텐데 묵묵히 함께 와줘서 고맙다”며 “함께 연극을 하고 있는 동료이자 인생의 반려자인 김성미 배우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운명’은 국립극단에서 진행하는 근·현대 희곡 시리즈 연극의 9번째 작품이다. 이화학당 출신의 신여성 박메리가 아버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하와이에 살고 있는 양길삼과 사진만 본 뒤 결혼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김 연출가는 “구한말 하와이 이주라는 실제로 있었던 사실을 다뤘다”며 “역사적 사실이 갖는 힘이 연극을 이끈 원동력이었다”고 밝혔다.

원작인 윤백남(1888∼1954)의 동명희곡은 20여 페이지에 불과할 정도로 짧다. 김 연출가는 “추가로 사료를 뒤지며 행간을 채웠고, 배우들과 함께 당대 이주민의 삶을 고민해 낸 결과”라며 “현재 대한민국의 화두인 난민, 여성 문제 등과 연결되며 관객들이 동시대성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우 출신인 김 연출가는 1999년 ‘훼미리 바게뜨’를 통해 작가로 데뷔한 뒤 2001년 ‘별이 쏟아지다’ ‘나의 교실’ 등의 연출을 맡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최근 몇 년간 청주대 대학원에서 연극학 석사 과정을 이수하며 충전과 성숙의 시기도 보냈다. 김 연출가는 “올해 3월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연출부에 참여해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대학원 생활이라는 휴지기를 거친 뒤 올해 운 좋게 시기와 조건이 잘 맞아서 좋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원모 onemore@donga.com·신규진 기자
#동아연극상#그믐#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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