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좀약’으로 에이즈 완치? 美연구진 발표…‘재발까지 방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6일 11시 08분


코멘트
'에이즈 잡는' 무좀약으로 각광받고 있는 사이클로파이록스
'에이즈 잡는' 무좀약으로 각광받고 있는 사이클로파이록스
무좀약 에이즈 완치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증)에 무좀치료연고(손발톱용)가 특효약?

피부과 전문의들이 쓰는 무좀치료연고가 에이즈 바이러스(HIV) 치료에 효과를 드러내 화제다.

미국 뉴저지주 주립대학인 럿거스 대학 의과대학의 마이클 매슈스 박사는 손발톱 무좀 치료에 쓰이는 무좀치료용 연고(항진균제) '사이클로파이록스(Ciclopirox)'가 HIV에 감염된 세포를 자살하게 유도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에이즈 환자의 발에 무좀 연고를 바르는 것만으로 HIV가 박멸, 재발까지 막는다는 혁신적인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사이클로파이록스는 HIV에 감염된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핵 바깥에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세포핵과는 별개의 DNA를 가진 기관이다. 이 때문에 감염된 세포가 스스로 죽게 된다는 것.

매슈스 박사의 연구팀이 HIV에 감염된 세포를 배양해 사이클로파이록스에 노출시킨 결과 HIV는 영구소멸됐다는 것. 더욱 놀라운 것은 사이클로파이록스의 투여를 중단해도 더이상 HIV가 발병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에이즈의 재발까지 완벽하게 방지한다는 것. 매슈스 박사는 이에 대해 'HIV 유전자의 발현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하며, 정상 세포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아직 시험관 속 임상 단계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실험은 아직 거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에이즈 치료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이클로파이록스는 이미 미국식품의약국(FDA)와 유럽의약청(EMA)에 의해 승인돼 유통되고 있는 약인 만큼, 임상실험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뿐더러 비용도 적게 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럿거스 대학 연구진의 사이클로파이록스의 에이즈 치료효과 연구는 온라인 과학 전문지 프로스원(PLOS ONE)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동아닷컴>
사진=사이클로파이록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