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동창리, 靑은 ‘기능 제한적’ 밝혔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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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작년 9월 ‘영구폐기’ 방침 밝혀… 하노이회담 결렬후 복구 움직임
靑, 北발표에도 별도 입장 안내놔… 일각 “낙관론 기울어 상황파악 못해”

“정상적인 기능 발휘는 제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5일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이동식발사대(TEL) 발사 여부와 관련해 낸 보도자료에서 북한 동창리 발사장(서해위성발사장)의 현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약속대로 동창리 시설의 완전한 폐기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과거와 같은 수준의 실험 능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북한은 8일 동창리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진행해 성공했다며 청와대의 설명과 전혀 다른 주장을 폈다. 이를 두고 여전히 대북 낙관론에 기운 청와대가 동창리를 포함한 북한 핵·미사실 시설의 현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위성발사장과 엔진시험장을 갖춘 동창리 발사장에서는 2012년 4월 ICBM인 화성-13형을 비롯해 은하 3호, 광명성 4호 등의 발사가 진행됐다. 북한 핵·미사일 시설의 근간인 동창리를 두고 북한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상당히 중요한 큰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부터 동창리 시설 일부를 복구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청와대는 “(북한이) 부분적인 복구는 하였으나 정상적인 기능 발휘는 제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지만 7일 북한은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인 것.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동창리 발사장의 현황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북한의 ‘중대한 실험’ 발표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북한의 중대 도발 때마다 열렸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역시 열리지 않았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청와대는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의 실험 징후를 사전에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북한이 동창리 등에서 후속 시험을 할 수 있어 청와대가 우선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청와대#북한#중대한 실험#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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