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G20때 한일정상회담 없다… 日이 준비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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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자면서도 엇나가는 한-일]
징용판결 놓고 강대강 대치 계속… 강경화 “日 보복땐 가만히 못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커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능성이 거론되던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G20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일본은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정상회담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에도 “일본은 제안한 것이 없다”고 말한 뒤 “우리가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는데, 그쪽(일본)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과거사 문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정부의 중재안을 일본이 거절한 것도 한일 정상회담 무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이날 국회에 출석해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일본의 보복성 조치가 나온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강경 기류에 가세했다.

한일 간 ‘강 대 강’의 대치가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양국 모두) 정상회담 무산의 앙금이 남아 앞으로 해법을 모색하는 데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청와대도 이날 “현장에서 만약 일본이 준비돼서 만나자고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는 언제든지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정식 회담이 아니라 회의 중간에 복도 등에서 양국 정상이 선 채로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풀어사이드(pull-aside)’ 형태의 만남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한기재 기자
#g20#한일정상회담#징용판결#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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