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추격 매섭지만 스마트홈 기술은 ‘걸음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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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서 韓-中 기술격차 재확인

10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폐막한 ‘가전전시회(IFA)’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등의 후발 업체들과 차별화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왼쪽 사진은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셰프컬렉션’의 미세정온 기술을 살펴보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만든 스마트워치 ‘G 워치 R’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비는 모습. 삼성전자·LG전자 제공
10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폐막한 ‘가전전시회(IFA)’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등의 후발 업체들과 차별화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왼쪽 사진은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셰프컬렉션’의 미세정온 기술을 살펴보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만든 스마트워치 ‘G 워치 R’ 부스가 관람객들로 붐비는 모습. 삼성전자·LG전자 제공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지만 한국 업체들의 혁신이 더 빨랐다.

10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폐막한 ‘가전전시회(IFA)’에서 한국 업체들이 △스마트홈 △커브드 △웨어러블 등 3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다시 확인했다. 중국 업체들은 1년 전 IFA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서 한국 업체들이 선보인 기술을 그대로 구현해 만만치 않은 추격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의 기술 혁신 속도와 질을 따라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IFA의 화두였던 스마트홈 기술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시관 가운데에 실제 집과 사무실처럼 꾸민 ‘스마트홈 존’을 따로 마련했다. 아직까지 추상적 개념인 스마트홈을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상상해 보라는 의미다. 집주인의 스마트폰 위치 정보를 인식해 주인이 집에 도착하기 5분 전 미리 조명과 냉난방 장치, TV 등을 켜고 문도 자동으로 열어주는 미래형 가정을 체험해 보려는 관람객들이 전시 기간 내내 줄을 이었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장(사장)은 “올해 IFA에서 선보인 게 ‘스마트홈 1.0’이라면 내년 상반기에는 집 밖에서도 집 안의 일을 관리할 수 있는 안심 서비스와 에너지 절감을 도와주는 ‘스마트홈 2.0’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얼을 비롯한 중국 가전업체들은 커브드 UHD TV와 스마트홈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해 온 기술 혁신을 빠른 속도로 따라왔다. 하이얼 전시장 모습.베를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하이얼을 비롯한 중국 가전업체들은 커브드 UHD TV와 스마트홈 등 국내 업체들이 주도해 온 기술 혁신을 빠른 속도로 따라왔다. 하이얼 전시장 모습.베를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한국 업체들이 이처럼 집과 사용자, 그리고 가전제품이 통합적으로 연결되는 스마트홈을 선보이는 단계라면 중국 업체들은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하이센스는 이번 IFA에서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제습기를 서로 연결하는 ‘스마트 박스’를 내놨다. 검은 상자 모양의 스마트 박스를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단순한 방식이다. 하이얼도 자사 와인셀러와 세탁기, 냉장고 등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작동시키는 ‘스마트(Sm@rt) 클라우드’ 시스템을 선보이는 데 그쳤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해 온 ‘커브드 TV’ 기술에서 중국 업체들이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TCL은 이번 IFA에서 세계 최대 110인치 초고화질(UHD) 커브드 TV를 내놔 기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05인치 기록을 깼다. 하이센스도 삼성전자가 올 초 CES에서 선보였던 UHD 벤더블 액정표시장치(LCD) TV보다 한 단계 낮은 풀HD 버전으로 내놨다.

두 업체는 또 각각 ‘퀀텀닷’ TV도 선보였다. 퀀텀닷은 전류를 받으면 자체 발광하는 ‘퀀텀’(양자)을 주입한 반도체 결정체로, 이를 필름에 적용하면 LCD 화질을 높일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TV의 화질이 1년 전보다 확실히 개선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시청감을 결정짓는 곡률 등 디테일한 기술에서 여전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IFA 현장을 방문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TCL의 퀀텀닷 TV에 대해 “튜닝이 잘 안 된 것 같다”며 “우리는 이미 3년 전에 퀀텀닷 패널을 양산했다”고 설명했다.

웨어러블 분야도 사정은 비슷했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지난달 출시한 첫 스마트워치 ‘토크밴드’를 선보였다.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고, 수면량과 운동량을 체크해주는 기술로 올해 4월 삼성전자가 내놓은 ‘기어 핏’과 유사한 생김새다. 하지만 디자인과 성능은 여전히 한국 제품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스마트폰 없이도 통화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 ‘삼성 기어 S’와 머리에 쓰면 3D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헤드셋 ‘기어VR’를 내놨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원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만든 ‘G워치 R’도 전시 기간 내내 인기를 끌었다.

베를린=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중국#스마트홈#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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