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승환 부인은 ‘대치동 사교육계 대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딸에 고액 과외… 입시정보 서적에 경험담 싣고 다른 학부모 상담요청 받기도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57) 부인 홍모 씨(54)가 자녀에게 서울 대치동에서 고액 사교육을 시키고 그 경험을 토대로 사교육을 조장하는 내용을 책에 소개한 사실이 확인돼 청문 과정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의 취재 결과 홍 씨는 2004년 315쪽 분량의 입시 정보 서적 ‘사교육 1번지-대치동 엄마들의 입시전략’(사진)에 딸(28)의 서울대 법학과 입학 수기를 9쪽 분량으로 실었다. 이 책엔 자녀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 보낸 학부모들의 수기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학원 강사들의 노하우가 정리돼 있다. 서 후보자의 딸은 대원외고를 거쳐 2004년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홍 씨는 입시 정보를 얻으려는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상담을 요청받을 정도로 입시 정보에 밝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저자 김은실 씨는 18일 취재팀과 통화에서 “엄마(홍 씨)가 아이들 뒷바라지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해 섭외했다”고 말했다. 서 후보자 딸의 고교 동창 A 씨(28)는 취재팀과 만나 “OO(서 후보자 딸) 엄마는 OO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 분당으로 이사 간 뒤에도 자주 대치동 학원가를 드나들며 학부모 모임을 주도할 정도로 ‘대치동 사교육계’의 대모로 통했다”고 전했다.

수기엔 ‘딸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어린이 철학교실에 보내 고등학교 3학년까지 8년간 철학 수업을 듣게 하고, 서울대 입시 심층면접 과정을 앞두고 특별 과외를 받게 했다’는 내용도 있다. 책에는 특별과외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없다. 이와 관련해 고교동창 A 씨는 “서울대 구술 면접 대비 특강을 ○○(서 후보자 딸)와 같은 학원에서 수강했는데, 월 4회 수업에 100만 원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홍 씨가 책에서 언어영역 점수 향상의 원인으로 꼽은 그룹 과외는 월 수강료가 70만∼80만 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 씨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몰리는 학원으로 보내라” “경시대회를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등의 요령도 소개했다. 그는 “대원외고는 학습 환경은 좋지만 내신 불이익이 큰게 단점이다”며 “서울대를 겨냥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경시대회를 준비했다”고 적었다.

이 책이 소개된 인터넷 홈페이지엔 사교육 조장을 나무라는 댓글이 올라와 있다. “8학군을 엄두도 못 내는 보통 부모로서는 한숨만 나온다”는 식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도덕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 지도층 인사가 자녀의 출세를 위해 사교육을 조장하는 글까지 썼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채널A 영상]서승환 내정자 “세종시 반대”, 부인은 “대치동 학원가라”

[채널A 영상]성균관대-고시-경기·서울고 출신…‘성시경’ 인사 의미는?

조건희 기자·강은아 채널A 기자 becom@donga.com
#서승환#국토교통부장관#사교육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