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사 돈벌이 혈안 마구잡이 미검증 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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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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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의협회장이 밝히는 ‘의료계 불편한 진실’

숙련되지 않은 의사들이 수술을 하면서 의료사고가 많이 일어나지만 의료계가 숨기고 있다고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사진)이 밝혔다. 그는 언론에 보도되는 의료사고가 극히 일부분이라고 했다.

노 회장은 의사윤리 자정선언 추진과 관련해 1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그동안 의사들이 국민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밝히지 못했다. 잘못한 부분을 숨기기에 급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본보 10일자 A2면 참조… [단독]“비윤리 의사 제재” 의협 최초 자정선언

의료계의 연구에 따르면 의료사고로 숨지는 환자는 연간 4700∼1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은 “숫자는 확실하지 않지만 억울하게 죽어 간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의사는 제도 탓을 하며 국민에게 고백하지 않았고, 정부는 국민이 모르고 지나가기를 바랐기에 이 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사고가 많이 일어나지만 실제로 상당수는 예방할 수 있는 것이어서 안타까울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젊은 남성이 허리디스크 수술 도중 과다출혈로 숨진 사례를 들었다. 수술을 담당한 사람은 신경외과 전문의. 그러나 이 의사는 허리디스크 수술 경험이 없었다. 대학병원에서 4년간 수련을 받는 동안 한 번도 수술을 해보지 않고 전문의를 땄다는 게 노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일반 국민은 도대체 의사가 얼마나 더 벌려고 저러느냐고 생각하겠지만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마구잡이로 감행하는 의사와 이를 방치하는 현재의 의료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행위에 책정된 비용(수가)이 지나치게 낮아 의사들이 돈을 벌려고 부작용을 감수하거나 ‘꼼수’를 부린다는 뜻이다.

의사윤리 자정선언과 관련해 후속 조치를 곧 마련할 계획이라고 노 회장은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비윤리적인 의사를 의협이 자체 징계하고, 장기적으로는 의료인 면허 관리를 전담하는 독립된 공적 기구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노환규#의료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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