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잭슨 사망’ 접한 사람들 믿을만한 매체도 보도했는지 확인”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타임, 뉴미디어-전통미디어 ‘보도전쟁’ 분석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죽음에 트위터, 페이스북, 인터넷신문 등 뉴 미디어와 신문, 방송 등 전통 미디어의 보도 방식은 각각 어땠을까.

미국 타임지는 최신 기사에서 잭슨의 사망이 뉴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타임은 잭슨의 죽음을 통해 ‘어느 곳에서나 뉴스를 얻고, 웹으로 전파되며 수백만 명이 그들의 감성과 관점을 털어놓을 수 있는’ 뉴 미디어가 전통 미디어를 거꾸러뜨린 것 같지만 실제로는 뉴스 생태계에서 주류 미디어와 뉴 미디어, 소셜 미디어가 저마다 역할을 하고 있어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대신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주류 미디어는 영향력을, 뉴 미디어는 신속함을, 소셜(social) 미디어는 감성 전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뉴미디어는 올드미디어와 다르다?

꼭 그렇지 않다. 뉴미디어도 특종을 바라고 그를 위해 돈을 지불한다. 잭슨의 사망은 명사들의 동정을 다루는 웹사이트 TMZ닷컴이 오후 1시 반(현지 시간) 맨 먼저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엑스17온라인이라는 파파라치 사이트가 TMZ보다 20분 먼저 올렸다. 엑스17온라인은 TMZ가 사망 사실을 사이트에 올리자 곧 자신의 사이트에선 내렸다. 아마도 TMZ가 들것에 실려 앰뷸런스로 옮겨지는 사진 등에 대한 독점권을 50만 달러에 샀기 때문일 것이다.

○전통미디어는 신속성에서 뒤진다?

TMZ의 보도는 한 시간여 뒤 MSNBC, 로스앤젤레스타임스, CNN 등이 보도하고 나서야 널리 알려지고 믿어지기 시작했다. TMZ에서 사망 기사를 읽은 사람들은 친숙하고 믿을 만한 매체에서 이를 보도하고 있는지 열심히 클릭했다. 구글의 경우 관련 뉴스를 찾으려는 검색이 폭주해 보안시스템을 무너뜨릴 정도였다. 또 TMZ가 특종 후 일부 잘못된 보도 때문에 사망 사실 첫 보도로 얻을 수 있었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반면 주류미디어는 CNN이 마이클 잭슨이 죽기 3일 전에 가진 공연 리허설을 단독 보도한 기사 등 몇 가지 특종을 했다.

○소셜미디어의 승리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엄청난 접속이 몰렸다. 그러나 트위터는 광고를 붙이지 못해 돈을 벌지 못했고 페이스북은 너무 느려져 이용자들을 실망시켰다. 반면 케이블뉴스 시청률은 두 배로 뛰었고 잭슨 사망소식 특집 기사를 재빨리 발행한 신문 잡지들은 빠르게 팔려나갔다. 뉴미디어가 첫 보도를 하고 소셜미디어 사이트가 대중의 추모 물결을 확산시켰지만 적어도 수입 면에서는 대형 미디어회사가 잭슨의 죽음을 훨씬 잘 활용했다.

○주류미디어는 느려도 정확하다?

꼭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특징적 사례가 있다. 호주 투데이 쇼의 리처드 윌킨스는 지난주 잭슨을 포함해 패러 포셋, 에드 맥마흔 등 명사의 죽음을 다루면서 아직 살아있는 제프 골드블럼을 죽었다고 보도해 망신을 당했다. 또 별다른 정보 없이 지면이나 방송시간을 메워야 하는 매체들은 ‘소식통에 따르면(Reportedly)’을 남발했다.

○뉴스 사이클이 짧아진다?

잭슨이 죽은 지 1주일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트위터 인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앨범 4장은 아마존닷컴의 음악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다운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피플 지(誌)는 잭슨에 대한 관심이 오래갈 것으로 보고 7월 10일 책을 낼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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