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9주년]밀리언셀러 TV-휴대전화, 세계시장 트렌드 선도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9분


삼성전자 터치위즈폰 10개월만에 500만대 돌파

LG전자 휘센 에어컨 작년 1600만대 판매 ‘씽씽’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과 휴대전화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에 올라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두 부문 모두 3위(이상 매출액 기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이 두 회사의 활약상은 두드러진다. 북미,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모든 대륙에서 고성장을 거듭한 결과다. 이는 또한 좋은 품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만 통하던 ‘메이드 인 코리아’가 이제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특히 삼성과 LG의 이른바 ‘대박 상품’은 세계 전자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 한국의 ‘밀리언셀러’

삼성전자의 크리스털 로즈 TV는 지난해 세계에서 300만 대 이상 팔렸다. 4월 출시 이후 8개월 만이었다.

기존 전자제품의 획일적이고 인공적인 분위기에서 탈피하기 위해 플라스틱 느낌의 소재가 아닌 영롱하고 투명한 크리스털 감각의 신소재를 채용했다. 그리고 투명한 블랙 베젤(bezel·테두리) 내에 ‘로즈레드 컬러(장미색)’와 블루가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디자인 공법을 적용해 마치 크리스털 공예 작품과 같은 효과를 냈다.

크리스털 로즈 TV는 미국소비자협회가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 3월호에서 화질, 편의성, 음질, 기타 부가기능 등에서 최고 점수를 받으며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 제품의 디자인은 이미 일부 업체가 모방에 나서는 등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의 풀터치스크린폰 ‘터치위즈폰’은 지난해 5월 출시된 이후 누적판매 500만 대를 돌파했다. 이 휴대전화는 현재까지도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곳곳에서 히트리스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햅틱폰 사용자환경(UI)의 글로벌 버전인 ‘터치위즈 UI’를 처음으로 탑재했다. 신용카드를 연상시키는 얇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삼성 측은 “글로벌 휴대전화 트렌드의 세 가지 요소인 터치스크린, 고화소 카메라, 미니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킨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06년 10월 출시된 샤인폰이 꼭 2년 만인 지난해 10월 누적판매 1000만 대(한국 135만 대, 해외 865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06년 5월 세계시장에 선보여 2000만 대 가까이 팔린 초콜릿폰에 이어 두 번째로 ‘텐밀리언셀러’에 등극한 것. 해외 터치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뷰티폰’도 현재까지 300만 대 이상 팔리며 LG전자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LG전자 MC마케팅전략팀장인 마창민 상무는 “고객의 기호에 맞추는 방향으로 제품 디자인과 기능 등을 차별화해 텐밀리언셀러 후보 모델을 속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에어컨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는 2004년 처음으로 ‘휘센 에어컨’을 1000만 대 이상(1012만 대) 판매했다. 휘센의 판매량은 △2005년 1050만 대 △2006년 1228만 대 △2007년 1500만 대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1600만 대 이상 팔려나갔다.

○ 올해의 ‘대박’ 후보군

매년 1월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의 가전제품전시회인 ‘CES’가 열린다. 그해의 전자업계 트렌드와 이를 주도해 나갈 주인공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이 전시회에서 주는 ‘혁신상’을 받은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 2009’에서 모두 42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2007년 12개, 2008년 32개로 해마다 수상 제품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TV, 홈시어터, 블루레이 플레이어, 냉장고, 세탁기 등 영상음향(AV) 및 가전제품이 15개이고 MP3플레이어, 캠코더, 휴대전화, 컴퓨터, 프린터, 모니터 등 모바일 및 정보기술(IT) 제품도 23개에 이른다.

이 밖에 모바일프로세서 등 부품 4개 제품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중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홈시어터(2개), 모바일 액세서리,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 등 5개 제품은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삼성은 수상작 중 특히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을 채용한 LCD TV인 ‘삼성 파브 LED TV’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선보이게 될 이 TV는 29mm의 초슬림 디자인에 친환경성까지 갖춰 올해 글로벌 위기를 극복할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생활가전 등 각 부문에서 14개 제품이 ‘혁신상’을 받았다. 특히 풀터치스크린폰인 ‘데어’와 ‘스팀 세탁·건조기 패키지’는 최고 혁신상의 영예를 안았다. 데어는 신(新)개념 유저인터페이스(UI)와 멀티미디어, 인터넷 기능을 갖춘 3인치 전면 터치스크린폰으로 아이콘을 손가락으로 끌어 바탕화면을 자유롭게 구성하는 ‘드래그 앤드 드롭(Drag and Drop)’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

LG전자는 또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 1위 고수를 견인하고 있는 ‘스팀 세탁·건조기 패키지’로 생활가전 부문의 강자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가로 16.9인치(약 43cm)로 업계 최대 크기의 ‘스퀘어 도어(정방형 문)’를 적용하고 16kg 이상의 대용량 제품으로 3200달러가 넘는 고가이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삼성SDI 리튬이온 2차전지 판매 작년 日소니 제쳐

삼성전기 반도체용 기판-디지털튜너 세계 1위 질주



“우리 회사가 없다면 세계적인 전자제품도 없다.”

훌륭한 부품은 좋은 제품의 근원이 되는 법이다. 한국 전기전자 부품 업체들도 세계 시장에서 적잖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삼성SDI는 리튬이온 2차 전지 분야에서 일본 산요에 이어 세계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이 회사는 2차 전지 4억7600만 개를 판매해 세계 시장 점유율 15.0%를 차지하며 14.7%에 그친 일본 소니를 3위로 밀어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기존의 메이저 고객 사이에 퍼스트 벤더로서의 지위가 강화된 것은 물론 신규 고객에 대한 판매도 확대됐다”며 “특히 원형고용량, 비(非)코발트계 전지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비중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SDI 전지사업부문은 지난해 2007년 대비 약 27% 많은 2차 전지를 팔았지만 매출액은 1조8155억 원으로 배 가까이로 늘었다. 2000년 2차 전지 사업에 뛰어든 지 8년 만의 성과다.

삼성SDI는 전동공구와 같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용 2차 전지 판매를 늘리는 등 제품군을 더욱 다양화할 방침이다. 최근 각광을 받고 중대형 리튬이온전지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삼성전기는 반도체용 기판과 디지털튜너 2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도체용 기판은 반도체의 신호를 메인기판에 전달하기 위해 반도체와 메인기판 사이에 장착하는 보조기판이다. 1997년 반도체용 기판사업을 시작한 삼성전기는 사업 시작 8년 만인 2005년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18% 점유율로 4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기는 1973년 회사 설립 당시부터 아날로그 튜너를 생산해 왔다. 회사의 전공답게 디지털 튜너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월등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튜너는 방송국이 송출하는 신호를 지상파, 케이블, 위성 등을 통해 받아 이 중 원하는 채널의 신호를 선택, 증폭한 뒤 TV 등 수신기에서 사용하는 신호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방송 수신기의 핵심 중 핵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디지털튜너 부문에서 지난해 세계 시장점유율 16.3%로 1위에 올랐다. 올해는 한 개의 모듈로 케이블, 위성, 유선 등을 모두 수신할 수 있는 제품에 집중할 방침이다. 수출 쪽으로는 남미와 중국 등에 대한 조기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LG계열사인 LG이노텍도 △디지털튜너 △RF모듈레이터 △광디스크 드라이브(ODD)용 스핀들 모터 등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