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속 멜라민, 하루에 20개씩 평생 먹어야 부작용”

  • 입력 2008년 9월 26일 03시 01분


폐기되는 과자들식품의약품안전청 기동단속반 직원들이 25일 경기 안산시의 한 폐기물업체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회수 폐기 명령을 받은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의 폐기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안산=이훈구 기자
폐기되는 과자들
식품의약품안전청 기동단속반 직원들이 25일 경기 안산시의 한 폐기물업체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회수 폐기 명령을 받은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의 폐기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안산=이훈구 기자
■ “먹었는데 괜찮나” 불안한 소비자들

中업자들, 단백질 함량 높게 보이려 식품에 사용

다량 섭취땐 요로결석-급성신부전 유발 가능성

국내 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을 구입해 아이에게 먹였다는 주부 최모(43·서울 강동구 명일동) 씨는 “‘쌀과자’ ‘트랜스지방 0’이라고 쓰여 있어 몸에 좋은 제품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나쁜 성분이 포함돼 있다니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해당 제품을 즐겨 먹었다는 임신 5개월의 임모(34·서울 강남구 신사동) 씨는 “혹시 배 속의 아기한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얼마나 먹으면 위험한 건지 잘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로는 항의 및 환불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이미 구입했는데 아직 먹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현금으로 환불해 주거나 멜라민과 상관없는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멜라민은 공업용 화학물질로 주방용 플라스틱 식기의 원재료로 많이 쓰인다.

통상적으로 음식물에서는 멜라민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유제품과 동물 사료의 단백질 함량을 높이기 위해 식품에 멜라민을 첨가하면서 문제가 됐다.

멜라민을 유제품, 사료 등에 첨가하면 질소 함량이 높아져 품질 검사를 통과하는 데 수월하다. 검사기관은 단백질 함량을 측정할 때 단백질 농도를 직접 재는 대신 단백질의 주성분인 질소 함량을 재는데 우유에 멜라민을 첨가하면 질소 함량을 높일 수 있다.

멜라민은 오랫동안 다량 먹을 경우 신장계통 질환인 요로결석과 급성신부전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에 국내 과자에서 검출된 멜라민은 양이 적기 때문에 유해성을 추정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동덕 국립독성과학원 위해평가부장은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청 기자회견에서 “해태제과 ‘미사랑 카드타드’에서 나온 137ppm의 멜라민의 위해성은 체중 30kg의 어린이가 해당 제품 20개를 매일 평생 먹어야 부작용이 생기는 수준이며 체중 60kg 성인이라면 40개를 매일 평생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경희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문제가 된 멜라민 과자는 중국 멜라민 분유에 비하면 멜라민 함량이 20분의 1 정도로 낮고 장기 섭취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정주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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