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활성화 큰 도움 안될듯

  • 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4분


■ 부동산시장 어떤 영향

대출 규제 여전… 관망세 길어질수도

호가 다소 올라도 집값 급등은 없을듯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종합부동산세 기준 완화로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데 따른 부담은 줄었지만 집값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선뜻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종부세 부담 때문에 내놨던 집을 도로 거둬들이는 일이 생기면 매물이 줄어 주택 거래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살리기는 미흡”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대출 등 핵심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에서 종부세를 완화해도 고가 주택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제한돼 있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남구 도곡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대다수 주택 소유자는 세금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집값이 오르기를 바란다”며 “집값이 수천, 수억 원씩 떨어지는데 세금 몇백만 원 줄어드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신규 주택 구매를 촉진하거나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강남구 논현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미분양 고가 아파트가 많은 것은 분양가가 너무 높기 때문이지 세금이 원인은 아니다”며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다들 구매를 꺼리는 상황이어서 종부세 완화로 주택 구매가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과도한 수요억제 제도 완화”

세제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로 봤을 때 보유세를 내리면 세금이 줄어든 만큼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종부세 등 많은 보유세 부담이 집값에 반영돼 가격이 올라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부동산 시장에서는 종부세 완화로 고가 주택을 계속 보유하려는 심리가 커져 ‘호가’ 위주로 집값이 다소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수요가 크게 위축돼 있고 경기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집주인과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은 “대출 규제가 여전히 강하고 금리도 오르는 상황인 만큼 거래가 늘면서 가격이 오르는 양상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단순히 종부세가 완화됐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 집을 사려는 동기를 부여하기는 쉽지 않다”며 “종부세 완화는 현재의 부동산 시장 흐름을 바꿀 만한 요소가 못 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어 “이번 조치는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수요를 억제했던 제도를 완화하고 세금체계를 정상화한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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