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중매쟁이?… 사내 미혼들 단체미팅 주선

  • 입력 2008년 6월 28일 03시 01분


LG화학 남자 직원 17명은 21일 울산 중구 성남동의 한 연회장에서 단체 미팅을 했다. 상대는 한 결혼정보회사의 여자 회원 17명. 이들은 함께 레크리에이션을 즐기고 와인 잔을 든 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상대와 대화를 나눴다. 최종 ‘사랑의 짝짓기’ 결과 7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이날 미팅은 LG화학이 울산지역 남자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비용 전액을 대고 결혼정보회사에 이벤트를 의뢰해 열렸다.

미혼 직원들의 ‘짝’을 찾아 주는 기업이 늘고 있다. 회사 일이 바빠 연애와 결혼을 미루는 직원들에게 미팅을 주선하거나 회사로 ‘연애 컨설턴트’를 모셔와 강의를 마련하기도 한다.

듀오와 선우 등 결혼정보회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물론 보수적인 분위기의 관공서들도 최근 결혼정보회사에 미혼 직원들의 미팅 이벤트를 의뢰하는 일이 많아졌다.

선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600여 명이 함께한 대규모 미팅 이벤트에는 삼성그룹, KT, 하나은행,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30여 개 기업의 직원 500여 명이 단체로 참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2월 금강산에서 여자 직원 40명과 다른 기업 남자 직원 40명의 1박 2일 미팅을 주선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대전의 한 호텔에서 여자 직원 50명과 다른 기업 남자 직원 50명의 미팅을 진행했다. 참가비의 절반은 회사가 부담했다.

LG전자 홍보팀 정우식 차장은 “직원 5명이 미팅 이벤트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에 골인했다”며 “행사 때마다 신청자가 쇄도할 정도로 인기”라고 귀띔했다.

‘연애강사’로 소문난 이명길 듀오 커플매니저는 매주 한두 차례 기업에 초빙돼 미혼 직원들을 대상으로 ‘남녀의 연애심리 차이’에서부터 ‘데이트 성공 전략’, ‘최신 연애 트렌드’ 등을 강의한다.

하나은행 직원만족센터 양재혁 차장은 “일만 하다 결혼 적령기를 놓치는 직원이 많아 미팅 기회를 만들어 주게 됐다”며 “가정을 잘 꾸려야 일의 효율도 높아지니 회사에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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