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재료 섞인 비빔밥, 내 인생과 닮아”

  • 입력 2008년 5월 15일 02시 58분


‘서른 살의 레시피’ 출간 美입양 한국인 김순애 씨

“세 살 때 버려진 곳이 인천의 한 재래시장이었습니다. 음식이 즐비한 곳에 버려진 건 푸드 칼럼니스트가 되고 요리를 소재로 글을 쓸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린 시절 미국으로 입양돼 유명 푸드 칼럼니스트가 된 김순애(38·사진) 씨가 14일 요리를 소재로 한 자전적 에세이 ‘서른 살의 레시피’(황금가지) 출간을 맞아 고국을 찾았다.

김 씨는 인천 중구 답동에서 태어나 세 살 무렵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시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열일곱 살부터 프랑스 스웨덴 등을 돌며 요리 공부를 한 그는 현재 미국 인기 생활지 ‘코티지 앤드 리빙(Cottage & Living)’의 음식섹션 편집장으로 활동 중이다.

“푸드 칼럼니스트이다 보니 한국에서도 궁중요리부터 길거리음식까지 웬만한 요리는 다 먹어봤습니다. 김치나 수제비, 신선로는 정말 훌륭한 요리더군요. 비빔밥은 왠지 제 인생과 닮았습니다. 다양한 재료가 섞여 좋은 맛을 내니까요.”

‘서른 살의 레시피’는 그런 자기 인생과 요리의 참맛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 다양한 요리비법과 함께 서양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동양 여인의 담담한 심정이 돋보인다. 책에서 스물한 살에 프랑스 유명 화장품업체 ‘록시탄’의 창업주 올리비에 보송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한 대목은 해외에서 큰 화제가 됐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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