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 증손녀 도예작가 됐다

  • 입력 2008년 5월 12일 03시 01분


이진 씨, 도자기에 그래피티 접목 전시회 열어

“훌륭한 문화유산인 우리나라 도자기에 그래피티(벽에 스프레이 등으로 그린 낙서 같은 문자나 그림)라는 새로운 문화에너지를 담아 세계인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고종 황제의 증손녀로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손 이석(67) 씨의 1남 2녀 중 둘째 딸인 이진(28·사진) 씨가 도예 작가로 첫선을 보인다.

이 씨는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서울 강남구 신사동 주갤러리에서 ‘흙, 에너지, 그래피티 그리고 소통’을 주제로 도예전시회를 연다.

이 씨와 도자기의 만남은 우연처럼 찾아왔다.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경영학을 공부한 이 씨는 터키 여행 중 접한 도자기 예술에 반했다.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경희대 도예과에 진학했고 한국의 정통성이 있는 도자기를 배우고 싶어 무형문화재 도자장 장송모 선생의 제자가 됐다.

하지만 우연만은 아니었다. 도자기에 대한 그의 애정은 ‘옛것’이 쉽게 잊혀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크게 작용했다.

이 씨는 “도자기는 갈수록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잊혀진 옛것이 아닌 누구나 삶 가운데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매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도예 작가가 아닌 황손의 후예로 먼저 부각되는 것을 꺼렸다. 거리예술인 그래피티와 도자기를 세계 최초로 접목했다는 ‘실력’으로 승부하고 싶어서다. 주갤러리 02-736-7775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