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 화려한 부활…경복궁내 국립고궁박물관 28일 재개관

  • 입력 2007년 11월 2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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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층으로 늘려 전시 유물 900여점

하루 6000명만 관람… 연말까지 무료

조선 왕실의 품격과 예법, 장엄하고 화려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이 28일 전면 재개관한다.

5월 휴관한 뒤 1개 층이던 전시실을 지하 1층을 포함해 3개 층으로 확장해 왕실의 유물과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2005년 8월 개관 때 500여 점이었던 전시 유물은 900여 점으로 늘어났다. 제왕기록실(태조 어진·御眞, 왕의 어보·御寶, 조선왕조실록), 국가의례실, 궁궐 건축실, 과학문화실(국보 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 해시계 앙부일구, 동의보감), 왕실생활실(의복 및 생활용품) 등 기존 전시실에 탄생교육실(태항아리, 교육 관련 자료), 왕실문예실(왕의 글씨인 어필), 대한제국실, 어차(御車)실, 궁중회화실, 궁중음악실, 어가(御駕)의장실, 자격루실을 더했다.

전시 공간이 늘어나면서 유물도 다채로워졌다. 특히 주목받는 문화재는 최근 복원된 자격루. 세종시대 우리의 과학 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순종 황제 부부가 탔던 리무진 승용차도 흥미롭다. 순종의 자동차는 1918년 미국 제너럴모터스가, 순종비 순정효황후의 자동차는 1914년 영국 다임러가 제작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이자 세계 자동차사에도 남는 명품으로 평가받는다. 화려한 장식의 어가, 대한제국기 황실 내부를 복원해 놓은 코너도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병풍식이 아니라 1m 높이의 받침대에 꽂아 놓은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태조 이성계의 탯줄을 넣었던 태항아리, 대한제국 황실에서 프랑스에 주문해 만든 오얏무늬 도자기 등 처음 공개되는 유물도 적지 않다.

고궁박물관은 재개관 기념 특별전으로 내년 1월 13일까지 ‘화폭에 담긴 영혼-초상화’를 마련한다. 영조 어진(보물 932호), 영조의 연잉군 시절 초상(보물 1491호), 철종 어진(보물 1492호), 대원군 초상 등 왕실 초상화와 사대부 초상화 30여 점을 전시한다. 철종 어진과 연잉군 시절 그린 영조의 초상은 1950년 6·25전쟁 때 피란지인 부산에서 폭격을 당해 화면의 일부가 불에 탔으나 이번에 보존 처리와 새로운 장황(裝潢·표구)을 거쳤다. 초상화 제작 과정도 패널로 전시해 놓았다.

고궁박물관은 1층에 카페를 설치해 매일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이 카페는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등 외부에서 직접 드나들 수 있다.

고궁박물관은 재개관 기념으로 12월 31일까지 무료로 개방하며 하루 관람객을 6000명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500명은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고 5500명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관람권을 교부한다. 오전에 표가 동나면 오후에 오더라도 관람할 수 없다. 박물관 측은 “개관 이후 관람 상황을 보며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02-3701-7500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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