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통신사, 신세대 병사 겨냥 ‘군인마케팅’

  • 입력 2006년 12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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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 화장품 전문 인터넷쇼핑몰 ‘스킨알엑스’에는 이색 주문이 들어왔다. 코에 새까맣게 박힌 피지를 없애 주는 화장품 100여 개를 한꺼번에 사겠다는 주문이었다.

배달 주소는 인천 옹진군 백령도의 한 해병대. 한 장병이 이 제품을 써서 효과를 보자 같은 부대에 있는 3개 내무반이 공동 구매를 한 것이었다.

#2. 온라인장터 옥션에는 5월 군대에 납품되는 건빵, 발열 도시락, 에너지 바 등 전투식량을 파는 ‘전투식량닷컴’이 처음 문을 열었다. 판매를 하자마자 이곳 매출은 월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운영자 임상민(28) 씨는 “30, 40대 남성들이 등산이나 낚시를 갈 때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 군인…특별 고객으로 ‘충성’

틈새시장인 군인시장을 노린 ‘군인 마케팅’이 활발하다.

외모 가꾸기에 관심을 쏟는 신세대 장병들이 늘면서 화장품 회사들이 잇달아 군인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브랜드 숍 화장품 ‘미샤’는 지난해 19개 공군 부대와 10개 해군 부대에 기초 화장품과 한방, 기능성 제품을 파는 브랜드 숍을 열었다. 올해 군부대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 늘자 내년 1월 육군 2128개 부대에 매장을 낼 예정이다.

육군 1165개 부대 매점에서 화장품을 파는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들어 보디클렌저, 폼클렌징, 샴푸 등 제품 종류를 2배가량 늘렸다.

이 회사 손영길 특판영업 담당은 “신세대 장병들은 세분화된 제품을 이용하고 비싼 제품도 많이 산다”고 말했다.

통신회사들은 컬렉트콜(수신자부담전화) 시장에서 연 1000억 원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군부대 시장을 겨냥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LG데이콤 등은 장병들에게 인기가 높은 여자 연예인들을 기용해 국방일보용 컬러광고를 따로 내보내고 있으며 어버이날, 크리스마스 등에 맞춰 군인들에게 할인 혜택도 준다.

○ 군대…향수와 재미를 자극하라

전투식량, 군복 등 군인용품을 파는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일부 군납회사들이 2년 전부터 민간 판매용 군용물품을 따로 생산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군인시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남자들에겐 군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여성과 청소년에겐 경험하지 못한 재미를 주면서 군인용품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옥션에서는 군복, 방한내의, 전투식량 등이 하루 평균 1000개 이상씩 팔리고 있다.

줄을 당기면 저절로 따뜻해지는 도시락 ‘뜨시락’, 물만 부으면 완성되는 ‘비빔밥’, 미군이 먹는 고단백 ‘에너지 바’ 등은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남성들이 많이 찾는 제품으로 꼽힌다.

스키 시즌이 되면서 군용 야전상의 안에 입는 솜 누비옷 ‘깔깔이’와 ‘쫄쫄이’의 판매도 늘고 있다.

‘군대건빵’ 사이트 판매자인 박정훈(28) 씨는 “건빵이나 맛스타 같은 군용 간식거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 수 없어 인기가 많다”며 “젊은 여성들도 많이 산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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