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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국제

英런던브리지서 또 테러…대낮 칼부림에 2명 사망

입력 2019-11-30 04:31업데이트 2019-11-30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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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영국 수도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런던브리지에서 대낮 흉기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2017년 6월에 이어 2년 반 만에 같은 곳에서 또 참극이 빚어지면서 런던에 테러 악몽이 되살아 났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런던브리지에서 한 남성이 사람들을 향해 칼부림을 벌여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무장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크레시다 딕 런던 경찰청장은 추후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그는 경찰이 오후 1시 58분 현장에 출동해 5분 만인 오후 2시 3분까지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용의자를 제압했다고 밝혔다.

딕 청장은 무장 또는 비무장 경찰들이 런던 시내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런던브리지 일대는 당분간 통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테러 담당관들이 정확한 사건 경위와 공범 여부, 사망자들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경찰 대테러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닐 바수 런던경찰청 부청장은 앞서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테러대응팀이 현재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범행 동기를 놓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용의자가 자살 폭탄 조끼를 입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바수 부청장은 용의자가 몸에 두르고 있던 물체는 가짜 폭발 장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런던브리지 일대에는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런던의 주요 기차역 가운데 하나인 런던브리지역은 사건 직후 폐쇄됐다가 오후 늦게 다시 문을 열었다. 인근 관광 명소인 버러마켓 역시 폐쇄됐다.

테러 당시 런던브리지를 지나던 버스에 타고 있던 시민들은 생생한 목격담을 전했다. 한 버스 탑승객은 “차가 갑자기 멈추더니 소란이 일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니 경찰관들이 한 남성을 제지하고 있었다”고 BBC에 말했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일하는 한 시민은 “점심을 먹고 들어가고 있는데 런던브리지 쪽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 왔다”며 “사람들이 완전히 패닉에 빠져 있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갑작스러운 테러 사태로 다음달 12일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에 한창이던 영국 정치권도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유세를 중단하고 긴급안보회의인 코브라 회의를 주재했다. 이튿날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날 런던 유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자유민주당은 이번 주말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반대 집회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총선 TV토론은 존슨 총리와 코빈 대표 등 주요 양당 대표들이 불참한 상태로 진행됐다. 각당을 대표해 토론에 나온 참가자들은 런던브리지 테러를 규탄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범죄와 공격에 연관된 모든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며 “이 나라는 이런 공격에 절대로 겁먹거나 분열되지 않는다. 우리의, 영국의 가치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우리는 합심해서 결연하게 테러에 맞서겠다는 결의를 지킬 것이다. 우리를 공격하고 분열시키려는 자들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런던이 가진 강점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하지만 다양성을 증오하는 세력이 있다는 걸 안다”며 “용의자는 최악의 인간이지만 우리는 시민들과 긴급서비스팀의 대응을 통해 최고의 인류애를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영 한국 대사관은 “런던브리지 또는 인근 지역에 있는 우리 국민들은 신속히 현장을 벗어나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길 바란다”며 “향후 런던브리지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국민들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런던브리지에서는 지난 2017년 6월 3일에도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 당시 테러범 3인이 런던브리지에서 행인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한 뒤 인근 버러마켓에서 흉기 난동을 부려 8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범인들은 모두 사살됐다.

영국에서는 2017년 런던 브리지·버러 마켓 테러 외에도 같은 해 3월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 차량돌진 테러, 5월 맨체스터 경기장 자살폭탄 테러 등 크고작은 테러 공격이 잇달아 발생했다.

29일 런던브리지 흉기 테러는 영국 정부가 테러 경보 수준을 한 단계 낮춘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벌어졌다. 영국 내무부는 이달 4일 테러 위험도를 ‘심각’(severe)에서 ‘상당함’(substantial)으로 한 단계 내린 바 있다.

당시 바수 부청장은 테러와의 싸움에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면서도 “높은 수준의 경계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상당함’은 총 5단계로 이뤄진 영국 테러 경보 체계에서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테러위험도는 약한 순서대로 ‘낮음’(low), ‘보통’(moderate), 상당함, 심각, ‘위급’(critical) 단계다. 이는 2017년 5월 맨체스터 테러 직후 최고 수준인 ‘위급’으로 조정됐다가 2017년 9월 ‘심각’으로 격하돼 이달 초까지 됐었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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