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레이스… 먹으며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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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코리아 5구간 대전~아산… 엄청난 체력 소모에 음식 섭취 필수
유니폼 상의에 분말 바 젤 등 휴대… 도마갈스키, 16km 독주 5구간 우승

도로 사이클 선수들이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각종 음식물.
도로 사이클 선수들이 상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각종 음식물.
경기 중 선수들이 음료수를 마시는 종목은 많다. 도로 사이클은 음식까지 먹어야 한다. 100km 넘게 사이클을 타면 칼로리를 엄청나게 소모하기 때문에 먹지 않으면 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도로 사이클 선수의 유니폼 상의 뒤쪽에는 주머니가 있다. 예전에는 이 주머니에 주로 바나나, 카스텔라, 초콜릿 등을 넣고 다니며 먹었다. 과일 통조림을 따서 내용물만 비닐봉지에 담아 넣기도 했다. 요즘에는 분말, 바(Bar), 젤 등 가볍고 휴대하기 쉬운 다양한 스포츠 식품을 넣는다.

선수들은 보통 출발 뒤 1시간가량 지나면 음식물을 꺼내 먹기 시작한다. 그 뒤에는 정해진 보급 구간(Feed Zone)에서 다시 음식물을 받는다. 보급 구간에는 보통 3, 4명의 팀 관계자들이 ‘뮈제트(Musette·멜빵이 달린 망태기)’라는 보급 주머니를 들고 선수들을 기다린다. 1명만 있으면 선수들이 못 찾고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새로 보급받지 못하면 치명적이다. 사이클을 멈추고서라도 보급 주머니를 챙겨야 한다.

물 보급은 비교적 자유롭다. 레이스 도중 손을 들어 요청하면 심판들이 무선으로 소속 팀에 알려준다. 뒤따르던 팀 차량이 선수 쪽으로 이동해 물을 줄 수 있다. 특정 선수가 물 배급을 전담하기도 한다. ‘도메스티크(Domestique·집사)’라고 불리는 선수들이 팀 차량에서 물병을 여러 개 받은 뒤 같은 팀 선수들을 찾아다니며 물병을 전달한다. 도메스티크는 팀 리더의 우승을 위해 바람을 막아 주고, 좋은 자리를 찾아 주며, 심지어 리더의 자전거가 고장 났을 때 자신의 자전거와 바꿔 주는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다. ‘조력자’나 ‘친구’라고 표현하는 나라도 있다.

9일 대전을 출발해 아산까지 이어진 투르 드 코리아(TDK) 2016 제5구간. 약 2시간을 달린 78.7km 지점에서 음식물을 보급 받은 선수들은 추가 보급 없이 92km를 더 달려 결승선에 골인했다. 3구간(군산∼대전) 우승자 카롤 도마갈스키(27·원프로·영국)는 3시간41분37초 만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이번 대회 두 번째 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막판 16km의 긴 거리를 혼자 달린 ‘완벽한 독주’였다. 2위를 2분 이상 따돌린 도마갈스키는 합계 19시간02분05초로 새로운 옐로 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클라이머로 인정받는 최형민(26·금산인삼첼로)은 장경구(26·코레일)를 끌어내리고 ‘레드 폴카 닷 저지’(산악왕을 상징하는 빨간 물방울무늬 상의)를 입었다.

도움말: 김성주 객원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사무국장)
 
대전·아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투르 드 코리아#5구간 대전~아산#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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