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김건희의 진솔한 사죄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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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도발, 심심한 평화보다는 치열한 전쟁이 낫다



![[김순덕의 도발]윤석열의 ‘무심한 사람들(careless people)’](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11/17/116520998.1.jpg)
경북 봉화 광산 사고에서 열흘 만에 구조된 박정하 씨의 인터뷰를 들으며 혼자 목이 메인 적이 있다. 혹시 사람들이 나를 포기하면 어떡하나, 구조를 포기하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느냐고 7일 ‘김현정의 뉴스쇼’ 앵커가 짐짓 물었을 때다. 목소리도 선한 그가 천천히 말했다.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제가. 왜냐하면 제가 광부들의 습성을 좀 알아요. 동료애라는 건 다른 직종의 동료들보다 굉장히 더해요, 사람들이…진짜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조직 같은 그 형태의 사람들인데, 조금 사람다운 냄새나는 그런 질릴 정도로의 끈기 있는 인간애는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절대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없는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끈기 있는 인간애가…그래서 동료들이 절대 구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221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부터 이태원에서 112 신고를 했던 사람들도 그렇게 믿었
![[김순덕의 도발]‘대장동 게이트’ 예견한 이재명의 석사논문](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11/01/116255742.1.jpg)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지금은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라고 했다. 공당(公黨)의 대표다운, 책임질 줄 아는 자세다. 그처럼 자신의 석사 논문 표절과 학위 반납을 강조하는 사람도 흔치 않다. 가천대(2005년 당시 경원대) 행정대학원 논문에 대해 작년 말 대선 과정 때는 “인용 표시를 다 안 해서 표절을 인정하고 (2014년) 학교에 반납했는데 안 받아주더라”고 했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해서…일 것 같지는 않다. 대선 뒤 가천대가 그의 논문을 재조사한 결론은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였다. 도입부와 배경 설명에 일부 인용 부실이 확인됐지만, 연구 결과 등 핵심 영역은 베끼지 않았다는 거다. 어쩌면 이재명은 바로 그 ‘핵심’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눈 비비고 다시 본 논문 제목이 ‘지방정치 부정부패의 극복방안에 관한 연구’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심지어 2쪽
![[김순덕의 도발]진영논리와 조작 방송](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10/02/115758540.1.jpg)
29일 신문칼럼으로 쓴 ‘MBC 광우병 사태와 윤 대통령의 자유’엔 악플이 어마무시하게 달렸다. 나가 죽으란 소린가, 잠깐 고민했지만 내 월급엔 악플값도 포함돼 있다고 본다. 독자의 표현의 자유도 존중한다.다만 “조작선동을 언론자유로 포장하지 마라” “좌파(더 노골적으로는 좌빨)신문으로 가라”는 호통에는 독자와 소통할 필요를 느꼈다(“일기는 일기장에...” 또는 “지면이 아깝다” 하실 독자를 위해 ‘도발’은 인터넷에만 뜬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관련기사) ‘MBC 광우병 사태와 윤 대통령의 자유’ (2022년9월29일자 동아일보)● ‘PD수첩 광우병’은 왜곡방송 맞다 2010년 2월 1일 나는 ‘엄기영 사장의 MBC 해사(害社) 행위’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남들이 아무리 우긴대도 MBC엄기영 사장은 알 것이다. 인간광우병을 다룬 ‘PD수첩’이 오보인지 아닌지를. 왜냐하면 엄 사장은 사실(fact)을 중시하는 기자 출신이기 때문이다. 단
![[김순덕의 도발]“우리 남편 바보”…녹취록은 ‘윤석열 리스크’였나](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09/25/115637831.1.jpg)
난데없는 전 국민 듣기 평가가 벌어진다.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방문 중 비속어 논란 때문이다. XX는 미국 아닌 한국 국회를 겨냥했다는 게 대통령실 해명인데 그 말이 맞는대도 문제다.내 귀에 XX가 들리냐 안 들리냐가 충성경쟁으로, 진영논리로, 어지럼증으로, 심지어 보도윤리와 국익의 충돌로 번지는 와중에 불현듯 ‘김건희 녹취록’이 떠올랐다. 1월 중순 MBC ‘스트레이트’ 방송 전,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후보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7개 내용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한 게 유출됐었다. 그 중 이런 내용이 있다. “우리 남편은 바보다. 내가 다 챙겨줘야지 뭐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지, 저 사람 완전 바보다.”판결문 유출되는 바람에 널리 알려져그 말은 전파를 타지도 않았다. 판결문이 유출되는 바람에 카톡으로 퍼졌을 뿐이다.지지율 떨어질까 전전긍긍하던 국민의힘은 반색을 했다. 김 여사의 ‘걸크러쉬’가 작렬하면서 윤석열 동정표까지 몰고 왔던 거다. 그러나 그때 우리가 놓쳤던 걸 생각하면
![[김순덕의 도발]여왕님은 민주적인데…대통령들은 왜 제왕적일까](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09/19/115523901.1.jpg)
헌신(獻身·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함). 8일 서거한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헌신이란 이렇게 하는 것임을 보여줬다. 96세에도,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까지도, 여왕은 우아하고도 기품 있게 지팡이를 짚고는, 한때 군주제 폐지를 외쳤던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와 새 내각 구성에 관한 회동을 가졌다고 했다.그렇게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의 마지막 남은 한 방울까지 다 바치고는, 앓을 새도 없이 여왕은 우리 곁을 떠났다. 21살 때인1947년 남아공연방 케이프타운에서 맞은 생일 자리에서 “제 삶이 길든 짧든 모두 국민 여러분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고 선언했던 그 다짐 그대로였다.●나라 위해 아들까지 희생시켰던 여왕내 나라, 남의 나라 할 것 없이 정치적 양극화가 판치는 세상이다. 어떤 정파나 이데올로기에도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나라와 국민만 위한다는 게 쉬울 리 없다. 2차 세계 대전이 터지자 엘리자베스 공주는 군 수송부대 여자국방군에 입대해 대형 트럭운전을 했다. 남편
![[김순덕의 도발]압도적 지정학과 밴댕이 정치Ⅱ…압도적 영화 ‘한산’](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09/10/115394102.1.jpg)
“간절히 청컨대 대답해 주시오. 대체 이 전쟁은 무엇입니까.”“의(義)와 불의의 싸움이지.”“나라와 나라와의 싸움이 아니란 말입니까.”김한민 감독의 영화 ‘한산’에서 이순신 장군은 바로 답하지 않는다. 대단원에서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아니다. 더 나아가자. 지금 우리에겐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나라와 나라의 싸움은 아니라 해도 일본은, 또 중국은 제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하필 이 나라에서 전쟁을 벌였다. 그 결과에 따라 동아시아의 세력 판도는 뒤바뀌었다. 예나 지금이나 한반도 지정학은 운명처럼 압도적이었고 그에 비해 국내정치는 밴댕이처럼 쪼잔해 보인다.● 지정학에는 ‘의(옳을 義)’가 없다‘한산’을 본 뒤 갑자기 궁금해졌다. 왜 일본은 가만있는 우리나라를 쳐들어왔을까? 불의해서?학교 때 우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통일에 성공한 뒤 남아도는 무력을 국외로 돌려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명분 없는 전쟁’을 일으켰다고 배웠다. 공명심에 대륙침략의 망상에 빠졌다고도 했다
![[김순덕의 도발]압도적 영화 ‘한산’…압도적 지정학과 밴댕이 정치Ⅰ](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09/09/115378202.3.jpg)
김한민 감독의 영화 ‘한산’을 뒤늦게 보았다. 2014년 ‘명량’ 이후 8년. 순천 출신인 김 감독은 근 10년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끼고 살았다고 했다.마침 올해가 임진왜란이 벌어진지, 그리고 한산대첩이 대승을 거둔지 430년 되는 해다. 물처럼 표정 깊은 배우 박해일을 통해 구현된 이순신 장군은 “이 전쟁은 대체 무엇입니까” 묻는 물음에 “의(義)와 불의의 싸움”이라고 답했다. 왜장은 부하를 방패막이로 삼지만 우리의 이순신 장군은 부하를 구하기 위해선 자기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리더다. 이에 감동한 왜병은 항왜(임란 때 조선에 투항한 왜병)가 됐고 충무공은 우리 역사상 전무후무한 성웅으로, 제발 다시 만나고 싶은 이상적 공직자의 표상으로 추앙받는다. ● 한국인 DNA에 각인된 ‘옳을 의(義)’ 김 감독은 “‘의’의 문제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DNA에 각인돼 있다. 격변의 근현대사를 거쳐 민주화를 이루기까지 그 중심에는 ‘의’의 코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한 인터뷰에서
![[김순덕의 도발]‘짱깨’의 제국, 중국을 다루는 팁](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08/27/115162837.3.jpg)
※ ‘짱깨’가 혐오 용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짱개주의의 탄생’이라는 책을 추천함으로써 복권됐다고 생각한다. 책의 저자인 김희교 광운대 교수는 투쟁의 언어는 자국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했다. 2022년 8월 24일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한지 서른한 번째 되는 기념일이었다. 우리로 치면 기쁜 광복절인데 그놈의 러시아로부터 전면침략을 당한지도 딱 6개월 됐다. “승산이 있느냐”는 질문에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이길 가능성을 묻지 않는다”는 대답한 인터뷰 기사는 가슴이 먹먹하다. 그들에게는 승리가 ‘언제’냐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생떼 같은 내 가족이 죽는데, 거의 한국 영토만큼 되는 우크라 땅 5분의 1을 잃었는데, 어떻게 이대로 끝낼 수 있겠나. 지금 푸틴을 멈춰 세우지 않으면 전쟁이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란 대사의 말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번 전쟁은 중국-인도 간 국경 분쟁이나 시리아 내전 같은 단
![[김순덕의 도발]尹대통령은 왜 야당과 만나지 않을까](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07/26/114663244.3.jpg)
10일. 한 달 반. 두 달. 15일.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 후 며칠 만에 여야 지도부와 만났는지 세어본 날짜다. 문재인·박근혜·이명박·노무현 대통령은 각각 10일, 한 달 반, 두 달, 15일 만에 여야 원내대표, 또는 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아직 만나지도 못했다. 취임 석 달이 가까워 오는데도. 물론 시도는 있었다. 국회 시정연설을 했던 5월 16일, 3당 대표 및 원내대표와 국회와 대통령실 딱 중간인 마포에서 ‘돼지갈비 만찬 회동’을 하자고 제안했다는데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밝혔다는 건데 그 뒤 진실공방에 감정싸움까지 불거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월 중 윤 대통령과 국회 의장단 만찬을 추진하겠다고 25일 기자들에게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만남도 나쁘진 않다. 하지만 그보다 야당과의 만남이 더 시급한 것 아닐까. ● 야당과의 회동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그까짓 게
![[김순덕의 도발]윤 대통령과 ‘처칠 팩터’](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2/07/19/114523201.3.jpg)
윤석열 대통령이 5월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을 말했을 때, ‘윤석열의 처칠 스타일’이라는 도발을 썼다. 성격 좀 급한 분들은 ‘처칠’만 보고는 냅다 아래로 내려가 “비교할 걸 비교하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던 칼럼이다. 눈 밝은 독자들은 알아봤겠지만 그 글엔 뒤로 갈수록 의미심장한 내용이 나온다. 둘 다 예쁜 아내, 불굴의 의지를 지녔다는 것보다 결정적 공통점은 과히 호감 받지 못하면서, 평소라면 가능성이 없었는데도, 시대적 상황에 의해 리더가 됐다는 거였다. ▶관련 기사 [김순덕의 도발]윤석열의 ‘처칠 스타일’https://www.donga.com/news/dobal/article/all/20220522/113549648/1 ● 대성공 이후 대실패 할 수도 우리에게 희망적인 것은 처칠 같은 최극단 리더 중에 최고의 리더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위기 때 정상적 검증이나 여과과정을 거치지 않고 나라를 맡았지만 결국 나라를 구해낸다는 거다(가우탐 무쿤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방송과(석사)
고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위과정(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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