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 쏘고 불 피우고… 연천으로 떠나는 구석기 여행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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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까지 전곡리에서 구석기 축제
원시인 분장-도끼 던지기 등 체험
입장료 내면 축제상품권으로 교환
장터 매장-지역 식당서 쓸 수 있어… 인근 선사박물관 즐길 거리도 풍성

연천 구석기 축제가 3∼6일 전곡리 선사 유적지에서 열린다. 헝클어진 머리에 구릿빛 피부 등 원시인 복장을 한 전문 배우들이 김덕현 연천군수(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천군 제공
연천 구석기 축제가 3∼6일 전곡리 선사 유적지에서 열린다. 헝클어진 머리에 구릿빛 피부 등 원시인 복장을 한 전문 배우들이 김덕현 연천군수(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천군 제공
경기 연천군 전곡리는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대표적인 선사 유적지다. 1978년 구석기시대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이곳에서 발견됐다. 당시만 해도 ‘주먹도끼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만 사용됐다’는 정설을 뒤엎고 세계 고고학사를 다시 쓰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전곡리 선사유적지(80만 m²)에서 3∼6일 구석기 축제가 열린다. 1993년부터 어린이날인 5일 즈음해 열리는데, 올해로 31번째를 맞았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학습·체험형 축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2024∼2025 문화관광축제’ ‘2024 한국방문의 해 K컬처 관광 이벤트 100선’에 선정됐다. 30만 년 전 구석기시대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전곡리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건 어떨까.

● 구석기시대로 ‘시간 여행’

축제 현장 곳곳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는 것은 마치 과거에서 현재로 온 듯한 원시인이다. 헝클어진 머리에 구릿빛 피부, 동물 털을 몸에 두르고 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허리엔 주먹도끼를 차고 축제장 곳곳을 돌아다닌다. 이들은 전문 배우들인데 원시인처럼 직접 불을 피우고 돌칼로 고기를 잘라 구워 먹는다. 하늘을 보며 소리를 지르고 구부정한 모습으로 신나게 춤을 춘다. 마치 구석기시대 원시인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관람객도 원시인 옷을 갈아입고 분장을 한 채로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활쏘기와 도끼 던지기 등 사냥도 하고, 직접 돌을 깨 만든 주먹도끼로 고기를 잘라서 나무 꼬치에 꽂아 숯불에 구워 먹는다. 3개 팀 75명으로 구성된 퍼레이드 팀은 축제장을 돌며 흥을 더한다. 일본 대만 스페인 포르투갈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 등 9개 나라의 선사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지역 농특산물 장터와 축제 음식 등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도 풍성하다. 반려동물 놀이터를 꾸며 동물 친화 축제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축제 기간 밤마다 구석기 나이트, 가족영화 상영, 불꽃놀이, 특별공연 등이 열린다.

김덕현 연천군수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천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30만 년 전 구석기시대 인류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연천 구석기 축제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재인폭포·그리팅맨 등도 추천

전철 1호선 전곡역에서 내려 무료 셔틀버스로 갈아타면 행사장 입구까지 5분 정도면 올 수 있다. 셔틀버스는 1∼3코스로 나눠 각각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코스에 따라 중간중간에 3, 4곳 경유한다. 운행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전곡역에서 걸어와도 어른 걸음으로 10∼15분 정도면 된다. 입장료는 5000원을 받는데, 축제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축제장 내 매장과 연천에 있는 식당·가게 등에서 쓸 수 있다.

유적지와 가까운 전곡선사박물관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인류의 진화 과정이 전시돼 있고, 축제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구석기 둘레길을 걸어보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주변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연천을 좀 더 알차게 즐기는 방법이다. 높이 약 18m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으로 떨어지는 ‘재인폭포’, 임진강 넘어 북녘을 바라보고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10m 높이의 조형물 ‘그리팅맨’ 등을 추천한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연천#구석기 여행#체험형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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