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4월 16일, 아빠의 눈으로 기록한 ‘바람의 세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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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 다큐 내달 3일 개봉
팽목항-靑 등서 유가족 이야기 담아
“참사 잘 모르는 젊은층 많이 봤으면”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유가족이 직접 연출한 영화 ‘바람의 세월’의 한 장면.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모이는 공간 외벽에 한 활동가가 글씨를 쓰고 있다. 씨네마 달 제공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유가족이 직접 연출한 영화 ‘바람의 세월’의 한 장면.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모이는 공간 외벽에 한 활동가가 글씨를 쓰고 있다. 씨네마 달 제공
이들의 10년을 세상 어떤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세월호 참사가 4월 16일 10주기를 맞는 가운데 참사 직후부터 지금까지 희생자 가족들이 겪은 10년의 세월을 정리한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이 다음 달 3일 개봉한다. 영화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 씨가 직접 찍은 영상으로 제작했다. 세월호 유가족 이야기를 유가족이 직접 만든 영화는 처음이다.

영화는 벚꽃이 만개한 안산 단원고를 전경으로 시작한다. 다가올 모든 따뜻한 봄을 잃은 아이들과, 빛나는 봄 같던 아이를 잃은 부모의 모습이 겹쳐져 눈시울이 붉어질 수밖에 없다. 문 씨가 직접 담담하게 내레이션을 읽어 내려간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소식을 듣고 단원고로 모여든 가족들 모습에서부터 전남 진도군 팽목항과 국회, 광화문, 청와대까지 10년 동안 가족들이 눈물 흘렸던 공간을 모두 따라간다. 영화 중간중간에는 마치 배 위에 있는 듯 일렁이는 화면들도 삽입됐다.

영화는 2014년 8월부터 거의 매일 유가족들의 일상을 기록해 온 문 씨의 영상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문 씨는 유가족 유튜브 채널 ‘416TV’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정리된 영상만 50TB(테라바이트)에 달한다. 문 씨와 함께 김환태 다큐멘터리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문 씨는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람의 세월’은 심장이 있어야 보이고 가슴이 있어야 들리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잘 모르는 젊은층이 많이 관람하길 바란다”며 “(참사에) 국가는 어떻게 했으며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극장을 나서면 대성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이제 그만하라고, 어떤 이는 가슴에 묻으라고 합니다. 언젠가 아이들을 다시 만나는 날 적어도 엄마 아빠는 열심을 다했노라. 아이들 만나는 날 그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또다시 4월 16일#바람의 세월#세월호 10주기#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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