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 지원 약발 안 통했다…사립대 17% 등록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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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0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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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국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동서대 총장)이 지난 1월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장제국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동서대 총장)이 지난 1월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대정부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동결 요청에도 4년제 사립대 26곳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20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에 따르면 전국 190개 국·공·사립대 중 26개교(13.7%)가 올해 등록금을 인상했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이 지난해 17곳(8.9%)에서 9곳 늘었다.

71.6%인 136개교는 정부 방침대로 올해 학부 등록금을 동결했고, 5개교(2.6%)는 인하했다.

특히 등록금을 인상한 사립대가 급증했다.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26곳이 모두 사립대다. 사립대만 놓고 보면 전체 151개교 중 17.2%가 등록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9개교에서 거의 3배(2.8배)로 늘었다. 국공립대는 지난해 등록금을 인상했던 교육대학 8곳이 올해는 동결하면서 등록금 인상 대학이 한 곳도 없었다.

등록금 인상 대학을 보면 5.00%에서 상한선인 5.64%를 인상한 대학이 9곳(34.6%)으로 가장 많았다. 교육부가 올해 공고한 법정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은 5.64%다.

4.00~4.99% 인상한 대학도 8곳(30.7%)이나 됐다. 이어 3.00~3.99% 인상 대학이 4곳(15.4%) 2.00~2.99% 인상 대학이 3곳(11.5%) 1.00~1.99% 인상 대학이 2곳(7.7%)이다.

등록금을 인상한 사립대가 급증한 것은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의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재정난이 심각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09년부터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해 대학 등록금 동결·인하를 유도했고, 2012년부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엔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고물가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법정 등록금 인상 한도가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등록금을 인상했을 때 수입이 국가장학금 2유형 지원금보다 더 많아지게 된 것이다.

올해 학부 등록금을 4.9% 인상한 조선대의 경우 약 60억 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을 동결해 국가장학금 Ⅱ유형으로 받는 22억 원보다 약 38억 원 많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날로 높아가는데 고등교육 경쟁력은 저하되고 있다”며 “여기에는 지난 15년간 지속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정책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사총협에서는 사립대학에 대한 주기적인 조사를 통해 사립대학의 현실을 알리고, 정부의 지원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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