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늘리자니 배달품질 고민”…배민·요기요 ‘외주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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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5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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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라이더(배민라이더스)들이 배달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뉴스1 DB
배달의민족 라이더(배민라이더스)들이 배달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뉴스1 DB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바로고·부릉 등과 손잡고 ‘제3자 배달대행’(3PL)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당장 라이더가 부족해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더욱이 단건 배달의 경우 ‘배달품질 저하’ 우려도 제기된다.

◇우아한형제들, 일부지역 배달대행 도입 테스트

서울 시내에서 배달기사가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뉴스1 DB
서울 시내에서 배달기사가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뉴스1 DB
5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체 배달서비스 ‘배민배달’(기존 배민1·지난달 명칭 변경) 시스템을 개편했다. 업계는 이번 시스템 개편을 통해 배민이 배달대행업체 소속 라이더가 배달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길을 텄다고 보고 있다.

실제 배민은 현재 일부지역에서 배달대행플랫폼 업체인 바로고·부릉과 협업으로 음식배달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요기요 라이더(요기요 제공)
요기요 라이더(요기요 제공)
앞서 ‘요기요익스프레스’를 ‘요기배달’(단건배달·묶음배달)로 리브랜딩한 요기요(운영사 위대한상상)도 라이더 확보를 위해 부릉·생각대로(운영사 로지올)와 손잡았다. 요기요는 지난해말 베타 테스트를 마치고 현재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요기배달 서비스를 3PL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다.

요기요는 3PL 도입을 부정하지 않지만, 배민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3PL 계약·도입 여부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테스트 중이지만 대외비 사항이고 협의 중인 단계가 있어 자세한 내용은 알려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배민이 말을 아끼는 이유는 그간 자체 운영 전문 라이더(배민라이더스 등)가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를 쿠팡이츠 등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워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라이더 공급 부족 현상이 심각해져 음식배달 서비스의 원활한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자 기존 모델 축소를 전제로 한 3PL 모델 도입을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이해당사자 간 논의가 상당 부분 이뤄져 사실상 3PL 모델을 도입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대외적인 이슈 확산을 경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배달앱플랫폼과 배달대행업체 간 협업은 그간 골치였던 라이더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이지만, 단건배달 서비스(자체 라이더로 운영해왔음)를 위탁업체(외주)로 돌리는 것이어서 배달품질 저하 우려가 나온다.

라이더 직접 운영 경쟁력 강조했지만…3PL 도입 선회

문제는 빠른 속도로 기존엔 없었던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선사했던 단건배달마저 외주로 돌리게 되면서 배달지연 등과 같은 배달품질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사례지만 라이더가 단말기 여러 개를 활용한다거나 단건배달 주문인데 묶음으로 배달할 경우 배달플랫폼·점주·소비자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 온라인커뮤니티엔 배달지연 문제를 호소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온다.

라이더를 자체 운영할 땐 개인사업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고 해도 라이더들이 편법을 쓰지 못하도록 교육·보상·관리를 강화할 수 있지만, 위탁 계약으로 연결된 개인사업자의 경우 관리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플랫폼 업체들은 배달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으로 3PL 모델을 도입한다는 입장이지만 단건배달 서비스는 이전과 같은 신속한 배달은 힘들 수 있다”며 ”단건배달을 한집배달, 배민1을 배민배달, 요기요익스프레스를 요기배달 등으로 명칭을 바꾼 것도 이런 점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파·폭설·폭우·폭염 등 기상상황이 악화할 때면 반복하는 라이더의 현저한 부족 현상도 ‘조리대기 문제’(점주가 라이더 도착 전 미리 음식 조리) 등을 야기해 배달품질을 낮추고 있다“며 ”배달앱 업체들도 적정한 선을 찾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제3자 물류대행 테스트는 배달품질을 높이기 위한 실험의 일환“이라며 ”현재 한정된 지역에서 소수 물량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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