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효과’는 계속…감독 바뀌고 각성한 현대캐피탈, 중위권 넘본다

  • 뉴스1
  • 입력 2024년 1월 3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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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이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현대캐피탈 진순기 감독대행이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감독 경질의 충격 효과일까. 폼을 되찾은 것일까.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감독 교체 후 ‘각성’한 모습을 보이며 어느덧 중위권까지 바라보게 됐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21일 최태웅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2015년부터 8년 넘게 팀을 이끌던 사령탑과의 동행이 마무리된 것이었다.

최 감독은 현대캐피탈에 부임한 이후 정규시즌 2회, 포스트시즌 2회 우승을 안기며 ‘명장’으로 불렸으나 2020년대 이후엔 성적이 썩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난 시즌 준우승으로 반등한 이후 올 시즌 성적이 좀처럼 나지 않았고, 최 감독이 기치로 내걸었던 ‘세대 교체’ 또한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구단이 결단을 내린 모양새였다.

현대캐피탈도 “침체된 구단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감독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새 감독 선임없이 진순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선수단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놀랍게도 최 감독이 경질된 이후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12월 6경기에서 2승4패, 풀세트 접전 끝 패배만 3차례였던 현대캐피탈은 최 감독이 물러난 이후 3연승을 달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24일, 28일 한국전력과의 연전을 모두 셧아웃 승리로 따냈다. 여기에 2023년 마지막 날 열린 선두 우리카드와의 경기마저 3-1로 격침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범실은 여전히 많지만,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놓으며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가고 있다. 리시브를 흔들다 보니 최민호를 중심으로 한 블로킹도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공격 진영이 ‘각성’한 모습이다. 아흐메드 이크바이리에 편중됐던 공격이 허수봉, 전광인에게도 분산되면서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국내 공격수들이 살아나면서 팀 공격이 전체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현대캐피탈 전광인.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현대캐피탈 전광인.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KB손해보험과 꼴찌 싸움을 벌여야 할 것만 같았던 현대캐피탈은 최근 3경기에서 승점 9점을 고스란히 챙기면서 다른 흐름을 만들고 있다.

여전히 순위는 6위지만 중위권과의 격차가 어느덧 가시권에 놓였다. 현대캐피탈은 현재 7승13패(승점 25)인데, 4위 한전(10승10패·승점 29), 5위 OK금융그룹(10승10패·승점 27)를 언제든 추격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

당장 4일 열리는 KB손보와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면 현대캐피탈은 오랜 6위 자리에서 벗어나 5위로 올라서게 된다. 3위 대한항공(11승9패·승점 35)도 최근 주춤하고 있는만큼 ‘봄배구’ 희망을 품을 수도 있다.

시즌 중 감독 경질은 어지간하면 나오지 않는 ‘극약 처방’이다. 하지만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경우 ‘충격효과’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의 반전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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