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무계스마트농업 “방제 드론·액상 비료로 농업 선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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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4일 1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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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오늘날 세계의 농산업은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했다. 첨단 농산업 기술과 농기계가 만들어진 덕분이다. 물론 ‘비료’도 큰 공헌을 했다. 비료는 땅에 풍부한 영양을 주고, 농작물이 병충해에 견딜 힘을 갖도록 돕는다. 그래서 농작물의 수확량을 많이 늘린다.

농민에게 방제 드론 비행 방법을 교육하는 무계스마트농업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최근 농가는 ‘액상 비료’를 주로 쓴다. 땅과 농작물에 잘 흡수되고, 방제 드론에 실어 간편하게 공중에서 살포 가능한 덕분이다. 그래서 액상 비료 기술을 다루는 농산업 기업은 꾸준히 늘어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 발전 중인 스타트업 ‘무계스마트농업’도 그 중 한 곳이다.

무계스마트농업은 액상 복합비료와 유기질 비료, 방제 드론을 모두 자체 제작해서 판매한다. 액상 비료를 방제 드론에 실어 살포하면 많은 장점을 얻는다. 액상 비료를 넓은 지역에 균일하게 살포한다. 작업할 때 들이는 수고도 적다. 작업자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방제 드론을 운용, 액상 비료를 안전하게 뿌린다. 이 장점을 깨달은 무계스마트농업은 방제 드론에 싣기 알맞은 액상 복합비료, 그리고 이를 잘 살포할 방제 드론을 함께 만들기로 결정했다.

무계스마트농업의 액상 복합비료 제품군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무계스마트농업의 액상 복합비료 제품군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이들은 액상 복합비료 5종을 매일 50톤씩 만드는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수요처로 바로 배송하는 유통 구조까지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덕분에 이들의 제품은 기존 액상 복합비료와 성능은 대등하면서도 가격은 40% 이상 싸다. 여기에 액상 복합비료를 효율 좋고 안전하게 살포하는 방제 드론도 만들어 공급 중이다.

무계스마트농업은 원료 분해 특허 기술을 활용해서 액상 복합비료를 만든다. 이 액상 비료는 방제 드론이나 비료 살포기의 노즐로 살포하기 적당한 물성을 갖는다. 그래서 뿌리기 편리하다. 이들은 액상 복합비료를 개발하고 검증할 때 방제 드론, 비료 살포기에 넣어 5000번 이상 실험을 거친다. 품질과 성분 검사도 철저히 해서 액상 복합비료의 품질을 꾸준히 개선한다.

액상 비료 제조 방법을 연구중인 류한웅 대표(가장 오른쪽)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액상 비료와 방제 드론을 함께 만들어 상승 효과를 내자는 아이디어는 류한웅 무계스마트농업 대표가 고안했다. 목포해양대학교 졸업 후 곡물 운반 선박의 항해사로 세계를 누비던 그는, 농산업이 곧 나라의 힘을 좌우하는 현장을 본다. 그래서 농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더해 선진화를 이루고 나라의 힘을 키울 방법을 찾다가 액상 비료, 그리고 방제 드론을 발견한다.

류한웅 대표는 방제 드론을 연구 개발하면서 2021년 무계스마트농업을 창업한다. 임직원들과 함께 액상 비료의 대량 생산 체계를 만들고, 이 액상 비료를 살포할 방제 드론을 독자 기술로 개발하려고 노력한다. 본체 설계와 부품 재배치를 수 차례 거친 끝에 그는 국산 방제 드론을 완성한다. 곧바로 사업 규모를 크게 키워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농산업 시장에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방제 드론을 자체 제작하는 무계스마트농업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갓 태어난 스타트업이 처음부터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는 일은 드물다. 세계 시장에 상품을 공급하려면 각종 인증과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품의 생산과 해외로의 운송 체계도 만들어야 한다. 모두 비용이 드는 일이므로, 자연스레 기업의 이익 규모는 적어진다. 그래서 여력이 적은 농산업 스타트업은 대부분 우리나라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류한웅 대표는 세계 농산업 시장을 기회의 땅이자 블루 오션이라고 부른다. 세계 농산업 시장의 규모가 큰 점,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한 농산업 기술은 늘 주목 받는다는 점이 근거다. 그래서 무계스마트농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 세계 각국 농산업계가 많이 쓰는 액상 비료, 이를 잘 살포하는 방제 드론을 함께 공급해 다국적 농업 기업으로 성장하는 청사진도 그렸다.

방제 드론으로 비료 살포 작업을 하는 무계스마트농업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물론 우리나라 농가를 위한 편의도 꾸준히 만들고 고도화한다. 무계스마트농업은 농산업계에서 드물게 24시간 상담 체제를 운영한다. PC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 상담보다 전화, 대면 상담을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나라 농민들의 연령대가 높아서 PC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술을 잘 쓰지 못하는 점, 새벽부터 밤까지 24시간 쉬지 않고 신경 써야 하는 농업의 특징을 고려한 조치다. 류한웅 대표는 상담 과정에서 농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의 불편을 개선할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더 좋은 액상 비료와 방제 드론을 만들 힘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손 잡은 무계스마트농업은 사세를 더욱 키운다. 농식품 벤처창업 지원 사업에 참여해 새로운 '업사이클링 액상 비료'를 개발한다. 이 제품의 시제품과 디자인 제작, 국내외 유통과 수출을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도울 예정이다. 특허를 다루는 법, 투자금 유치 전략과 스타트업 운영론 등 다양한 교육도 받는다. 류한웅 대표는 다른 보육 기관의 지원도 많은 도움을 주지만,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산업 특화 지원과 후속 사업은 내용이 튼튼해 유독 많은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무계스마트농업은 방제 드론과 액상 비료 제작 외에 드론 교육도 함께 한다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무계스마트농업은 지금 업사이클링 액상 비료(자원리사이클링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유황 액상비료)의 연구 개발에 한창이다. 재료는 매년 우리나라 바다를 습격하는 유해종 ‘괭생이모자반’이다. 괭생이모자반을 가공해 액상 비료로 만드는 기술을 완성하면 우리나라 바다를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괭생이모자반을 태우거나 땅에 묻을 때 생기는 환경 오염과 처리 비용도 줄인다.

사실, 이미 중국과 일본은 해초류를 가공해서 액상 비료를 제작, 동남아시아에 수출 중이다. 류한웅 대표는 자신들이 만드는 업사이클링 액상 비료의 품질이 기존 제품의 그것보다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버리던 소재를 업사이클링하기에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하다고 강조한다.

해외 수출용 방제 드론과 액상 비료를 연구하는 무계스마트농업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업사이클링 액상 비료의 제작 기술은 이미 완성 단계에 다다랐다.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려면 무계스마트농업이 먼저 폐기물 처리를 비롯한 각종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류한웅 대표는 폐자원을 활용한 자원순환 액상 비료의 장점과 성장 가능성을 알리고, 파트너 기관과 함께 인허가 문제에 대응할 예정이다.

또 하나의 도전 과제인 청년 직원 채용도 차근차근 해결한다. 무계스마트농업은 경북 영천에 방제 드론 제조 공장과 전용 비행장을, 경북 성주에 비료 생산 공장을 각각 만들었다. 이들은 함께 일할 젊은 인재를 모으려 하지만, 젊은이가 모자란 지역 여건 때문에 어려워한다. 류한웅 대표는 청도드론고등학교를 포함한 직업계고등학교와 협약을 체결해 스마트 농업을 함께 이끌 인재를 섭외할 예정이다.

글로벌강소기업 1000+ 지정서를 받는 무계스마트농업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무계스마트농업은 문을 갓 연 스타트업이지만, 올해 글로벌 강소기업 1000+에 선정될 만큼 실력을 발휘했다. 우리나라와 세계 농산업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이들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약 30만 달러(약 3억 9000만 원), 2023년 약 60만 달러(잠정, 약 7억 8000만 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를 토대로 2025년까지 총 300만 달러(약 39억 원) 수출 실적을 내자는 목표도 세웠다.

무계스마트농업은 올해 안에 액상 비료 공장의 생산 규모를 매일 50톤에서 매일 100톤으로 두 배 늘린다. 자동화 생산공정 설비를 도입해 생산 규모를 증대, 해외 수출 물량을 대비할 목적에서다. 이들은 지금 동남아시아 5개국(베트남·캄보디아·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수출량의 규모를 늘리면서 국내외 농산업 쇼핑몰에 입점, 세계 곳곳의 농민들이 무계스마트농업의 액상 비료를 쓰도록 돕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바이어와 농업 현장을 찾은 무계스마트농업 관계자들 / 출처=무계스마트농업

자체 개발한 방제 드론의 수출도 시도한다. 이미 해외 각국의 방제 드론 인증 및 허가 취득 절차를 준비 중이다. 중국이 세계 방제 드론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지만, 이들은 제품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도전을 멈추지 않을 각오다.

류한웅 대표는 “무계스마트농업을 창업할 때부터 세계 농산업계 발전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이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고 어려운 도전 과제도 풀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농가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 나아가 세계의 농업인과 동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IT 전문 차주경 기자 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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