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첨단 농업-게임 등 카타르와 IT 협력 강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7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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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농업, 정보통신기술(ICT), 금융, 보건, 클린테크 등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이 카타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업의 카타르 진출 및 투자를 돕는 카타르투자진흥청(IPAQ)의 알리 알왈리드 알사니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1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 기업의 카타르 투자를 독려하며 한 말이다.

카타르는 인구 약 280만 명의 절반이 40세 미만이고 군주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 또한 43세인 ‘젊은 나라’다. 사니 CEO는 카타르에 대해 “외국 기업에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는 곳”이라며 “한국 기업이 카타르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중동 전체로 뻗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카타르 수도 도하 인근 최첨단 실내 목장인 ‘발라드나 목장’에 사는 홀스타인 젖소와 송아지의 모습. 카타르 정부는 2017년 주변국이 단교를 선언해 식료품 수급에 차질을 빚자 단교 사태 36일 만에 이 목장을 열었다. 목장 덕택에 현재 카타르의 유제품 자급률은 100%가 넘는다. 발라드나(Baladna) 목장 유튜브 캡처
카타르는 세계 3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그러나 한국과 카타르의 협력 분야를 에너지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일례로 사니 CEO는 같은 달 14, 15일 한국을 직접 찾아 한국 스마트팜 벤처기업과 카타르 진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마트팜은 식량 안보에 관심이 많은 중동 주요국의 공통 관심사라고 부연했다.

“스마트팜은 운영에 필요한 전력량이 무척 많다. 이 점이 양산에 걸림돌로 꼽히곤 하지만 ‘에너지 강국’ 카타르에서는 문제가 아니다. 기술력이 훌륭한 한국 기업들이 카타르에 진출하면 양산 기회가 생긴다.”

그는 9월에도 한국을 찾아 게임, e스포츠 분야 기업과 만날 계획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카타르는 지난해 한국 게임에 가장 많은 비용을 쓴 국가다. 1명당 76.2달러(약 9만9000원)를 썼다. 젊은 인구가 많은 국가 특성상 게임이 여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사니 CEO는 미국 코넬대, 조지타운대 등 세계적 명문대 8곳의 중동 캠퍼스가 있는 국제교육특구 ‘에듀케이션시티’를 거론하며 카타르의 인력 수준 또한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이 살기 좋은 환경도 인재 유치에 유리한 요소”라고 말했다.

현재 카타르 내 한국 기업은 180곳이 넘는다. 이 중 37곳은 100% 한국인이 소유한 기업이다. 카타르는 2019년부터 외국인 단독 투자를 허용했다. 외국인 친화적 시장 환경을 조성한 결과 지난해 총 298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 성공했다. 통념과 달리 지난해 유치한 135개 FDI 프로젝트 중 석유와 천연가스 관련 프로젝트는 9%에 불과하다. IT 분야 프로젝트가 27%로 가장 많고 이어 금융 분야가 12%를 차지했다.

지난달 15일 서울에서 열린 장관급 대화채널 ‘제6차 한-카타르 고위급전략협의회’에서 알리 알왈리드 알사니 카타르투자진흥청(IPAQ) 최고경영자(앞줄 오른쪽)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투자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고 있다. 카타르투자진흥청 제공
카타르가 천연가스를 본격 개발한 1970년대부터 한국 기업은 카타르에 진출했다. 사니 CEO는 지난달 14일 열린 ‘카타르-한국 투자 포럼’이 한국과 카타르의 오랜 인연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열린 투자 포럼에 비해 참여한 민간 기업 수가 특히 많았다. 카타르 근무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이 앞장서서 양국 경제 협력을 이끌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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