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이나머니로 중남미 공략… 대만, 반도체 앞세워 동유럽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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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턱밑 중남미서 영향력 확대
대만, 유럽에 TSMC공장 신설추진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중국과 대만이 우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대만과 단교하게 만든 중남미와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대만은 민주주의 가치와 첨단 반도체를 내세워 동유럽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6일 중국 관영 환추시보 등에 따르면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초청으로 9∼14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온두라스는 올 3월 82년간 외교 관계를 맺어온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공식 수교했다. 카스트로 대통령 방중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대만과 수교한 중남미 저개발 국가를 경제 원조와 직접 투자를 무기 삼아 집중 공략했다. 그 결과 2016년 이후 파나마 엘살바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5개국이 대만에 등을 돌렸다. 중남미에서 대만 수교국은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 아이티 등 4개국만 남았다. 국제사회에서 대만 존재감을 낮추면서 미국 ‘뒷마당’을 중국 영향권으로 두려는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

중남미에서 우군을 잃은 대만은 동유럽을 공략하고 있다. 6일 대만 쯔유(自由)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은 전날 수도 타이베이에서 슬로바키아 경제부 차관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 26명을 초청해 대만-슬로바키아 경제 협력 포럼을 열었다.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과 국경을 맞댄 동유럽 내륙 국가다. 대만은 슬로바키아의 지정학점 이점을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은 2021년 11월 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리투아니아에 대사관 격인 ‘대만 대표처’를 개설했다. 대부분 유럽 국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여 중국과만 수교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은 대사관, 영사관 같은 정식 외교 공관은 아니지만 ‘경제문화처’ ‘대표부’ 같은 기관을 설립해 교류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공장 신설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으로 교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민주주의 가치를 앞세우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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