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신사업에 ‘눈’돌리고 해외시장 개척해 ‘발’ 넓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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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100년을 이끌 건설 기술]
태양광-SMR-그린수소 등 에너지 사업 확대
두바이-나이지리아 등 해외 수주 적극 나서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미국발(發)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올해 건설 업계는 여러 대내외 악재를 직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 건설사는 내실을 다지면서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신기술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 중심의 전통적인 건설 산업 비즈니스 모델에 한정되지 않고 수소, 소형 모듈 원전(SMR) 등 에너지 산업, 수처리, 폐기물 처리 등 환경 산업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또 탈석탄·친환경 및 건설 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건설 산업의 전통적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주택산업이나 고급 건축물 건립 프로젝트 등에서도 기존보다 고도화된 건설 관리와 다양한 공법 등을 적용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친환경 신산업으로 영역 확장
최근 건설 업계의 큰 흐름 중 하나는 친환경 신산업으로의 영역 확장이다. 우선 ‘탈석탄’을 선언한 삼성물산은 올해 태양광, SMR, 그린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우선 SMR 기술을 보유한 미국 에너지 회사 ‘뉴스케일파워’에 총 7000만 달러의 지분을 투자해 SMR 분야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8월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한 총발전 용량 875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도 수주했다.

현대건설 역시 원자력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손을 잡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홀텍’과 SMR 상용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첫 상업용 수전해 기반 청정수소 생산 기지 구축 사업을 벌이는 등 수소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 등 친환경 플랜트 사업을 확장하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수소 및 전기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자원화’ 기술 개발 및 상용화, SMR 추가 수주, 해상풍력에너지 설계 역량 고도화 등에도 나선다.

DL이앤씨는 친환경 탈탄소 사업 확대를 위한 전문 회사 ‘카본코(CARBONCO)’를 설립하는 등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과 활용(CCU)’ 분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탈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SMR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동시에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우량 사업장 신규 수주에도 꾸준히 뛰어들고 있다.

GS건설 신사업의 핵심은 2011년 인수한 수(水)처리 업체 GS이니마다. GS이니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86억 원으로 GS건설 전체 영업이익의 14% 이상을 차지한다. GS이니마는 최근 유럽, 북아프리카, 미국, 브라질, 오만, 베트남 등 오세아니아 지역을 제외한 5대주에 진출한 상태다. 앞으로는 이 같은 기술을 신사업인 스마트 양식에 접목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7월 부산에 대서양연어를 생산하는 스마트 양식 테스트베드를 착공한 상태다.

롯데건설은 올해 박현철 부회장이 시무식을 통해 밝힌 ‘미래 성장 역량 확보’를 위해 기술 및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도심항공교통(UAM)으로 수직 이착륙장 ‘버티포트(Vertiport)’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국가 실증 사업인 ‘K-UAM 그랜드 챌린지 1단계’에도 참여하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했다. 인구 고령화에 대비한 시니어 레지던스 ‘VL 르웨스트’, 친환경 탄소 저감 기술 연구 및 개발 등도 추진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청정수소로 분류되는 블루·그린수소 생산 플랜트의 설계·시공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2050 수소 700만 t 생산’ 목표에 맞춰 수소 플랜트 건설 사업에 참여해 수행 실적을 확보할 계획이다. 원자력 사업 진출을 위해 전문 조직인 ‘원자력사업추진반’을 구성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 지분을 인수했다. 유럽에서는 SK에코플랜트의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자회사 ‘테스’를 통해 활발히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추가로 건설 중이다. 싱가포르에 있는 배터리 제조 기업 듀라파워와 협력하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한양은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등을 아우르는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솔라시도 재생에너지 허브 터미널’을 계획 중이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인근 염해 농지 등을 활용해 1기가와트(GW)의 태양광발전단지와 데이터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남 여수시 묘도에 조성 중인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을 기반으로 청정수소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장할 계획이다. 보성산업㈜, 코리아DRD 등 보성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함께 솔라시도, 세종, 부산 스마트시티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기술 개발로 안전-친환경 달성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건설 현장 안전을 도모하고 시공 완성도를 높이는 기업들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모든 건설 현장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20년부터 설계, 견적, 원가, 시공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BIM그룹을 신설하고 BIM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발광다이오드(LED) 원격 제어 시스템’을 국내 첫 도입하는 등 아이파크 아파트에 스마트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스마트 건설 기술을 여러 현장에 적용해 공사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근로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공사 현장이 대표적이다. 3차원(3D) 스캐너를 탑재한 로봇개와 증강현실(AR) 기술 등 다양한 스마트 건설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전국 현장과 본사 모니터링 시스템을 연동한 ‘고위험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해 위험 상황 감지 및 예방 역량을 강화하기도 했다.

건설·환경·제조 종합 기업 아이에스동서㈜는 콘크리트사업 부문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탄소를 저감하기 위한 제품 개발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 또 폐기물 수집·중간·최종 처리 사업, 신재생에너지·풍력발전 사업,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으로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HL D&I halla)도 지난달 ‘트윈팬 저소음 렌지 후드’를 개발하고 현장 적용을 거쳐 내년부터 상품화에 나서는 등 다양한 건설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방건설은 올해도 안전 및 보건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원칙을 강화한다. 유해·위험요인을 관리하고 근로자의 사고 및 질병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내실 다지기 시공 고급화·해외 수주 박차
내실을 다지며 최근의 대내외 위기를 극복하고 해외 수주 및 기존 시공 영역의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기업도 있다. 지난해 창사 이래 가장 높은 영업이익(7600억 원)을 낸 대우건설은 개선된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운영 자금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해외 건설 수주에도 박차를 가해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1조 원),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공사(7225억 원) 등을 최근 수주하기도 했다. 지난달 오만 두쿰 정유시설 건설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해외 사업을 챙기고 있다.

쌍용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공사비만 1조5500억 원에 달하는 특급 호텔인 ‘아틀란티스 더 로열’을 최근 준공한 데 이어 해외 고급 건축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알파벳 에스(S) 모양으로 휘어지면서도 레고 블록을 쌓은 듯한 비(非)정형 외관이 특징이다.

우미건설은 부동산 종합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최근 부동산 자산운용사, 프롭테크, 비주거 부동산 등 투자 영역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중흥그룹의 중흥토건은 4월 경기 화성시 봉담 동화지구에서 ‘봉담 중흥S-클래스 센트럴에듀’를 분양하는 등 주택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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