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오리”…풍자 달력 만든 태국 남성 왕실모독죄로 징역 2년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8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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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국왕을 오리로 풍자한 삽화를 달력에 넣어 판매한 남성이 왕실모독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7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태국 형사법원은 노란색 오리가 그려진 달력을 판매해 왕실을 모욕한 혐의를 받는 26세 남성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태국인권변호사회(TLHR)는 해당 남성이 2021년 달력에 마하 와찌랄롱꼰(라마 10세) 국왕을 노란 오리로 묘사해 국왕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유죄가 선고됐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매달 다른 오리 삽화가 들어간 달력을 디자인해 페이스북 등을 통해 판매했고 법원은 이중 6개가 국왕을 조롱하는 그림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엘레인 피어슨 아시아국장은 “이번 사건은 모든 태국인과 전 세계에 태국이 권리를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 멀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지적했다.

노란 오리는 2020년 군주제 개혁과 왕실모독죄 폐지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의 상징이었다. 당시 시위대는 이를 해산하려는 경찰의 물대포를 막기 위해 노란색 오리 보트를 사용한 바 있다.

왕정 국가인 태국에서는 왕실에 대한 비판이 금기시돼 왔다. 태어날 때부터 군주를 경외하고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받고, 왕실을 비판하면 최대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TLHR에 따르면 왕실모독죄 기소 건수는 최근 몇 년간 극적으로 증가했으며 2020년 이후 200명 이상이 기소됐다. 이때문에 태국에서는 그동안 왕실 및 사법개혁 요구가 빗발쳤다.

딴따완 뚜아뚤라논과 오라완 푸퐁 등 20대 여성 활동가 2명은 왕실모독죄 폐지 등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단식 투쟁을 벌이다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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