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등 전략기술 경쟁력 강화… 과학기술 R&D 5년간 170조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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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화된 첫 중장기 투자 로드맵

정부가 인공지능(AI) 등 전략기술 경쟁력 강화에 향후 5년간 25조 원을 투입하는 등 총 170조 원 규모의 과학기술 분야 투자 로드맵을 확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제1차 국가연구개발 중장기 투자전략’(이하 중장기 투자전략)을 발표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가연구개발 투자의 전략성을 높여 2030년에는 과학기술 5대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 계획에 따라 향후 5년간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 170조 원을 투자한다.

이번 중장기 투자전략은 이번 정부가 수립한 최초의 법정 계획이다. 그간 3년, 5년 단위의 과학 기술 개발 계획들은 있었지만, 법적 근거가 없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동력을 잃고 계획이 무산되는 문제가 반복됐던 배경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0년 ‘과학기술기본법’을 개정해 중장기 투자전략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최윤억 연구개발투자기획과장은 “그간 여러 부처와 청이 제각각 R&D를 진행하고 예산을 배분하다 보니 통일성이 떨어졌다”며 “이를 정책적으로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중 갈등으로 기술패권 경쟁이나 공급망 위기 등의 문제가 불거진 것도 중장기 투자전략을 수립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중장기 투자전략은 △민관협력 기반 임무중심 투자 강화 △선택과 집중으로 혁신역량 강화 △미래대응 과학기술 기반 확충 △투자시스템 혁신으로 효율성 제고 등 4대 전략과 23개 과제로 구성됐다. 이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선도국 대비 국내 기술 수준을 80.1%에서 8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특히 AI, 양자, 첨단 바이오 등 지난해 정부가 선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선도국 대비 기술 수준이 90% 이상인 ‘전략기술’을 3개에서 8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매년 10%씩 투자 규모를 확대해 2027년까지 25조 원이 투입된다.

윤 대통령이 과학 기술 연구에서 강조해 온 ‘국제협력’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전체 논문 중 국제협력 비중을 34.1%에서 40%까지 높이기로 했다. 특히 우주·심해·극지 연구 등 거대공공연구 분야에서는 국제공동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해외 거점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산업 육성을 위한 펀드 조성에도 나선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국내 우주 생태계 조성을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우주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8일 한국벤처투자에서 실시하는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 공고’를 통해 펀드 운용사를 모집할 계획이다. 총 100억 원 규모로 과기정통부와 운용사가 각각 50억 원을 출자한다.

이 펀드는 우주산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비율을 60%로 설정했다. 정부가 50%를 출자한 만큼 민간 자본이 최소 10%는 투입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장기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기간과 회수 기간 모두 5년으로 설정했다.

우주펀드는 그간 민간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우주 스타트업 생태계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노스페이스의 경우에도 투자액이 345억 원에 그칠 정도로 우주 산업의 투자 여건이 좋지 않았다.

우주펀드와 함께 400억 원 규모의 메타버스 모태펀드도 함께 조성한다. 한국벤처투자는 8일 메타버스 펀드를 조성하고 운용한 투자운용사를 공모할 계획이다. 중소·벤처 기업의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을 지원하는 펀드로, 정부가 240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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