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부동산’ 안철수 ‘3위’…막판 위기 직면한 ‘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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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5일 10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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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민주주의의 시작,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2.24/뉴스1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김영삼도서관에서 열린 민주주의의 시작, 문민정부 출범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2.24/뉴스1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막판 위기’를 맞은 모양새다. 선두주자인 김 후보가 ‘울산 KTX역 땅 투기’ 의혹으로 집중 포화를 맞는 사이, 안 후보는 ‘3등 주자’로 칭해졌던 천하람 후보에게 추월당하는 ‘실버크로스’(2·3위 지지율 역전) 현상에 직면했다.

25일 여권에 따르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천하람·황교안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양강 후보의 지지율은 보합 내지는 소폭 하락했다.

김 후보는 울산 땅 의혹으로 십자포화를 받고 있다. 김 후보는 투기 의혹 해명 기자회견까지 열어 “이 가짜뉴스가 진짜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적극 반박하고 있지만, 경쟁 후보들의 의혹 제기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까지 진상조사에 나섰다.

황 후보 측은 김 후보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당 의혹을 보도한 울산MBC를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판결문도 공개했다. 황 후보는 전날(24일) KBS라디오에 나와 “지금 이런 의혹들을 가지고 당대표가 되면 어떻게 되겠나. 민주당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서 공격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3일 강원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2.23/뉴스1
국민의힘 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23일 강원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2.23/뉴스1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1~22일 국민의힘 지지층 413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 후보가 44.0%를 얻어, 안 후보(22.6%)에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서 ±4.8%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벗어난 우세를 보였다.

다만 같은 조사기관의 2주 전 조사와 비교해 김 후보는 1.3%포인트(p), 안 후보는 7.8%p 하락했다. 천 후보는 6.2%p 오른 15.6%, 황 후보는 7.6%p 상승한 14.6%였다.

김 후보와 양강 체제를 구축했던 안 후보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폴리뉴스와 경남연합일보가 피플네트워크리서치(PNR)에 의뢰해 지난 21~22일 국민의힘 지지층(1475명) 중 전당대회 투표권이 있는 책임당원 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4.5%p)한 결과, 김 후보 42.7%, 천 후보 22.8%, 안 후보 17.9%, 황 후보는 14.2%로 나타났다. 2등과 3등이 바뀌는 ‘실버크로스’가 일어난 것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안 후보의 경우 한때 전체 지지도에서는 선두를 달렸지만, 나경원 전 의원과 김기현 후보의 회동, 천하람 후보의 등장에 친윤(친윤석열)-비윤(비윤석열) 지지층이 동시에 이탈하며 ‘뒷심 부족’ 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며 “‘천하람 돌풍’에 안 후보가 안정적으로 2위를 수성할지 여부도 관심사”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의견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41~47% 지지율을 얻으며 안정적으로 경쟁 후보들을 앞서나가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김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단판 승부’로 끝을 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40%대 후반이면 실제 전당대회 당일 투표장에선 50%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여론조사와 실제 당원 투표를 비교하면 당권에 가까운 후보가 10%p 정도 더 많이 나온다”며 “김 후보를 지지하던 친윤계 의원들이 최근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데, 이대로 쭉 가면 1차에서 과반이 나오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설령 결선투표까지 가더라도 김·안 후보 구도로 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 후보가 안 후보를 꺾고 결선에 진출할 것이란 관측도 일부 있지만, 당내에선 30대 원외 인사인 천 후보가 신뢰와 기반을 더 쌓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준정당 정치단체 ‘젊은 보수’를 설립하며 정계에 입문한 그는 이달 초 당대표 후보에 등록하며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반면 안 후보의 경우, 국민의힘 당적은 짧지만, 잠재적 여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데다 3선 중진이라 무게감이 있다는 평가다. 안 의원은 전날 YTN라디오에서 “천하람 후보가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는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 있는 분이지, 아직 우리 당 전체를 당 대표로서 지휘할 시기는 아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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