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속도 줄여도 고금리는 ‘여전’…영끌족 빚부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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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일 1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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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폭을 줄이며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섰으나, 고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빚 고통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에서 4.50~4.75%로 0.25%포인트(p) 올린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이후 8회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2007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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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상 폭은 지난 11월 0.75%p에서 12월 0.5%p, 이달 0.25%p로 낮추며 2회 연속 줄여, 시장에선 금리인상 종료 시점이 임박했다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며 금리인상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해, 금리인상 속도가 줄더라도 당분간 고금리 기조 자체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하락이 시작됐다고 발언했지만 “인플레이션 둔화가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선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강조하며 ‘두어 번(couple)’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1%p에서 1.25%p로 확대됐다. 기존 최대 역전 폭인 1.50%p까지는 일단 여유가 있으나, 미국이 추가 인상이나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 한국은행 역시 이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도 향후 급격한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현재의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는 ‘개마고원’ 형태의 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들의 금리인하 노력에 올 초 연 8%를 넘었던 주담대 변동금리 최고금리는 현재 가까스로 6% 후반대로 내려왔으나, 저금리 기조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 통계에서 차주들이 17개 은행에서 지난달 실제 이용한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6.33%에 달했다. 11월 대비 0.12%p 더 올랐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 초중반에서 5% 초반대에 형성돼 있었다. 1년 새 이자부담이 많게는 2배 이상 늘어난 차주가 적지 않다.

1~2년 전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4억원을 연 3.5%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빌린 경우 대출 초기 월이자 부담은 116만원(연간 약 1392만원)이었다.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179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현재 은행 최고 수준인 연 6.9%로 오르면 초기 월이자는 230만원(연간 약 2760만원)으로 2배가량 늘어난다. 원리금까지 더하면 은행에 매월 263만원을 갚아야 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3156만원으로, 직장인 연봉의 상당 수준에 육박한다. 월급을 고스란히 은행에 내야 하는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종료가 임박했더라도 긴축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바로 금리인하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진 않더라도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이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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