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난방비 폭탄까지…이중고 겪는 쪽방촌 주민들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28일 15시 57분


코멘트
지난 27일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쪽방촌에 설치돼 있는 연탄난로. 2023.1.27/뉴스1
지난 27일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쪽방촌에 설치돼 있는 연탄난로. 2023.1.27/뉴스1
지난 27일 오전 10시쯤 대구 서구 비산동. 수은주가 영하 5도를 가리켰다.

2.5평(8.2㎡) 남짓한 쪽방 15채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집으로 들어서자 연탄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

이집은 최근 불어닥친 한파로 화장실에 물이 안나와 세입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집주인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화장실 앞에 연탄난로를 뒀다.

집주인 A씨는 “최근 한파가 몰아칠 때 화장실에 물이 안나와 세입자들이 불편을 호소했다”면서 “실내에서 연탄을 피우면 냄새가 나지만 찬바람이 복도 안으로 들어올까봐 문을 열고 환기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연탄 3장 정도 들어가는데 경기 불황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원되는 연탄이 단 1장도 없었다”면서 “세입자들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일거리가 없어 힘든 이들에게 따로 연탄값을 받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쪽방 주민이 몸을 녹일 수단은 전기장판뿐이다. 개인적으로 전기난로를 사용할 수 있지만 매달 3만원 정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생활이 팍팍한 주민은 제대로 틀지 못하는 실정이다.

쪽방 주민 B씨는 “건설현장 일용직을 찾기 위해서 새벽에 나가지만 빈손으로 돌아온다”면서 “물가는 올랐는데 들어오는 수입은 없어 답답하고 초조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생활수급자를 신청하고 싶지만 일정 수입이 잡혀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빨리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와서 일자리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경제 속에서 치솟는 난방비로 인해 쪽방촌의 집주인과 세입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가 3명이 살고 있어 전기세 감면혜택을 보고 있지만 지난달 전기사용료로 30만원 정도가 나왔다”면서 “이번달은 더 많이 나올꺼라고 하는데 고지서를 보는게 두렵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구시는 28일 취약계층 5만8000여가구에 가구당 10만원의 특별난방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 4만1000여가구와 난방비 지원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 1만7000여가구가 혜택을 보게 된다.

대구시 또 사회복지시설에 대해 운영비 이내에서 난방비를 우선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경로당에는 동절기(11~3월) 동안 지난해보다 5만원 오른 월 37만원의 난방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